데이터 보안 스타트업 버트루, 시리즈 D서 5,000만 달러 유치…AI 시대 보안 혁신 가속

| 김민준 기자

데이터 보안 스타트업 버트루(Virtru)가 최근 시리즈 D 투자 라운드에서 5,000만 달러(약 720억 원)를 유치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번 자금 조달은 아이코닉 캐피털(Iconiq Capital)이 주도했으며, 베세머 벤처 파트너스, 파운드리 그룹, 처토프 그룹 등이 참여했다. 이번 투자를 통해 버트루의 기업 가치는 5억 달러(약 7,200억 원)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워싱턴 D.C.에 본사를 둔 버트루는 2012년 설립됐으며, 미국 국가안보국(NSA) 출신의 윌 애커리(Will Ackerly) 공동 창립자가 개발한 오픈소스 포맷 TDF(Trusted Data Format)를 상용화하는 데 집중해왔다. TDF는 기업이 민감 데이터를 보다 안전하게 공유할 수 있도록 설계된 포맷으로, 파일 자체보다는 메타데이터 중심의 접근 제어 기능에 강점을 둔다. 구체적으로, 파일을 생성한 조직이 제어하는 서버가 해당 파일을 암호화하고, 허가된 사용자에 한해 접근을 허용하는 구조다.

버트루는 TDF를 바탕으로 기업용 클라우드 보안 솔루션을 제공한다. 사용자는 데이터를 외부로 공유하기 전 파일을 암호화하고, 접근 권한 설정 및 만료일 지정, 워터마크 삽입, 접근 로그 추적 등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공유된 파일은 일회성 인증 코드를 통해 활성화되는 버트루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만 열람할 수 있게 설계돼 있다.

이 회사는 기본 파일 공유 서비스인 ‘버트루 시큐어 셰어(Virtru Secure Share)’뿐 아니라, 구글 워크스페이스(Google Workspace), 마이크로소프트 365(Microsoft 365)와 연동되는 버전도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문서뿐 아니라 이메일도 암호화할 수 있다. 또한, 암호화 키 관리를 위한 ‘버트루 프라이빗 키스토어(Virtru Private Keystore)’ 기능도 제공하는데, 이 도구는 키 사용 이력을 자동으로 기록해 규제 준수 증빙에도 유용하다.

이 외에도 버트루는 AI 및 애널리틱스 워크로드 보호를 위한 차세대 사이버 보안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이메일을 통과하는 민감 정보(예: 신용카드 번호 등)를 탐지해 자동 암호화하는 ‘데이터 보호 게이트웨이(Data Protection Gateway)’ 등, 제3자 정보 보호 기능까지 지원 영역을 넓히며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현재 버트루의 보안 플랫폼은 세일즈포스(Salesforce), 캐피털 원(Capital One) 등 6,700개 이상의 기업과 정부기관에서 채택 중이다. 윌 애커리는 “AI 시대를 맞아 민감 데이터를 안전하게 공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며 “TDF를 글로벌 보안 표준으로 확립시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 유치는 민감 정보 보호가 중요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데이터 사용과 공유 방식의 전환이라는 측면에서 의미를 가진다. 버트루가 이끄는 ‘데이터 중심 보안’ 모델이 향후 AI 산업 보호 전략의 기준선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