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안드로이드와 크롬OS 통합 공식화…차세대 OS 전쟁 점화

| 김민준 기자

구글(GOOGL)이 자사의 두 핵심 운영체제인 크롬OS와 안드로이드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할 계획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번 결정은 운영체제 간의 경계를 허물고 개발 효율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구글 안드로이드 생태계 총괄 사미르 사맛(Sameer Samat)이 현지시간 12일 테크레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직접 언급하며 알려졌다.

두 운영체제는 모두 리눅스 커널을 기반으로 구축됐지만, 지난 6월 구글이 크롬OS에 안드로이드 특화 리눅스 커널을 적용하겠다고 발표하며 이같은 통합 계획의 실마리를 제공한 바 있다. 여기에 기존 안드로이드 앱 개발용 프레임워크 일부가 크롬OS에 추가 지원될 예정이라는 점도 이번 시도의 기술적 방향성을 뒷받침한다.

차세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16은 데스크톱 모드를 도입해 사용자 스마트폰 화면을 외장 모니터에 동기화하는 기능을 탑재했다. 이는 크롬북처럼 노트북 형태의 디바이스에 안드로이드를 완벽하게 작동시키는 기반 기술로 활용될 가능성이 커지며, 통합 OS가 향후 노트북 시장의 새로운 표준으로 부상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사실 구글의 크롬OS와 안드로이드 통합설은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업계에 알려졌으며, 당시 안드로이드 오소리티는 구글이 통합 운영체제를 적용한 픽셀 브랜드 노트북을 출시할 계획이라 보도했다. 해당 제품은 맥북 프로나 서피스 랩탑처럼 고성능 프리미엄 디바이스를 겨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다만, 현재 크롬OS를 사용하는 기존 디바이스와의 호환성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안드로이드는 ARM 기반 칩셋에 최적화돼 있는 반면, 상당수 크롬북은 인텔(INTC) 칩을 탑재하고 있어 이에 따른 기술적 조율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구글이 크롬OS 통합 과정에서 인텔 칩에 대한 최적화 기능을 강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통합과 더불어 구글은 안드로이드 업데이트 방식도 개편했다. 1년 전부터 신규 기능 배포 주기를 가속화하는 개발 체계를 도입하면서 스마트폰 출시 일정과 OS 업데이트 시점을 유기적으로 맞추기 시작했다.

운영체제 하나로의 전환은 제품 개발과 유지 비용을 줄일 뿐만 아니라, 기능 개발 속도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안드로이드와 크롬OS 각각에 별도로 기능을 적용하지 않고도 확장 가능한 기술 아키텍처를 통해 출시 속도와 일관성 모두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구글의 전략적 의도가 엿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