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S 'Kiro', AI 시스템 설계 시대 여는 신개념 개발 도구 등장

| 김민준 기자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선보인 새로운 개발 환경 ‘Kiro’가 인공지능(AI) 기반 소프트웨어 개발진화의 중심에 섰다. 사양 중심(spec-driven) 개발 모델과 AI 에이전트를 결합한 이 툴은 단순한 코드 편집기를 넘어 개발자들의 시스템 설계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평가다.

Kiro는 사양 작성을 중심으로 한 개발 흐름을 도입해 코드 품질과 효율을 모두 잡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기존 AI 개발 도구들이 감각에 의존해 코드를 작성한 것과 달리, Kiro는 사전 정의된 요구사항을 토대로 설계를 진행하고 이를 토대로 코드를 생성한다. AWS 프리미어 파트너 캐이런트(Caylent)의 최고기술책임자(CTO) 랜들 헌트는 “Kiro는 시스템 설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 개발자에게 진정한 에이전시를 부여한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 활용 측면에서도 Kiro는 한발 앞선다. 파일 내에서 코드 작업을 돕는 ‘에이전틱 챗(agentic chat)’ 기능은 오픈소스 도구들과 연결돼 자동화된 작업을 가능케 한다. 단, 아직까지는 10분 주기로 인간의 개입이 필요하지만, 헌트는 “1년 안에 24시간 동안 오류 없는 자율 실행이 가능한 AI 에이전트가 등장할 것”이라며 향후 전망을 밝혔다. 이처럼 Kiro는 인간과 AI가 협력하는 구조를 전제로 하되 AI의 자율성과 연산 능력을 점점 확대하고 있다.

기업의 AI 활용이 폭증하는 가운데, Kiro의 출시 배경에는 더 다양한 모델을 유연하게 활용해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도 담겨 있다. 현재 허깅페이스는 170만 개 이상의 AI 모델을 등록하고 있으며, 엔터프라이즈 AI 활용률은 최근 3,000%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헌트는 “하나의 모델에만 의존하는 전략은 매우 위험하다”며 “다양한 모델을 통합해 최신 기술을 바로 흡수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AWS의 노바(Nova) 모델과 베드록(Bedrock)의 배치 기능을 활용해 수백만 시간 분량의 동영상을 처리한 사례는 대규모 데이터 환경에서 Kiro와 AI 에이전트가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영상 의미 검색 기능을 구축한 이 프로젝트에서, 헌트는 “정교한 평가 세트 없이 결과 품질을 높일 수 없다”며, LLM(초대규모 언어모델) 개발에서도 CI/CD와 같은 연속 통합·배포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iro는 단순한 도구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것은 AI 에이전시 시대에 개발자의 주체성을 강화하면서도 업무 효율성과 기술 확장을 동시에 가능케 하는 플랫폼이다. AWS의 AI 클라우드 리더십이 본격적인 실전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도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