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연산하는 AI… 獨 Q.ANT, 1,042억 투자 유치 '광자 칩 상용화' 탄력

| 김민준 기자

에너지 효율적인 광자 기반 AI 프로세서 개발사인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Q.ANT가 7,240만 달러(약 1,042억 원) 규모의 초기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차세대 반도체 시장에서 본격적인 상업화 행보에 나선다. 이번 시리즈A 투자 라운드는 체리벤처스, UVC 파트너스, imec.xpand가 공동 주도했으며, TRUMPF, L-뱅크, Grazia Equity 등 다수의 전략적 투자자가 참여했다.

Q.ANT는 2018년 설립 이래 전기 대신 빛을 활용해 연산을 수행하는 '광자 프로세서(photonics processor)'를 개발해왔다. 회사 측은 인공지능(AI)과 고성능 컴퓨팅(HPC) 인프라가 빠르게 확장되는 반면, 기존 반도체 기술은 물리적 한계와 에너지 소비 문제에 직면해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광자를 활용한 새로운 방식의 연산 기술 상용화에 집중해왔다.

현재 Q.ANT가 개발 중인 광자 칩은 박막 리튬 나이오베이트(film lithium niobate) 소재를 기반으로 하며, 전통적인 서버 대비 최대 30배의 에너지 효율성과 최대 50배의 성능 향상을 제공한다. 특히, 기존 서버 대비 데이터센터의 연산 밀도를 최대 100배까지 증가시킬 수 있으며, 능동 냉각 시스템 없이도 구동이 가능해 냉각에 필요한 물과 전력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 가능성 목표를 실현하는 데 핵심적인 기술로 평가받는다.

Q.ANT의 창업자이자 CEO인 미하엘 푀르치(Michael Förtsch)는 "전기를 대체할 새로운 연산 방식으로서 '빛'의 가능성에 주목했다"며 "이번 투자를 통해 유럽의 기술 잠재력과 자본 경쟁력이 입증됐고, 우리의 비전을 실현할 강력한 파트너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시장 분석기관 하이페리온 리서치(Hyperion Research)의 수석 분석가 밥 소렌슨(Bob Sorensen)은 Q.ANT의 기술에 대해 "비선형 수학과 AI 추론, 물리 시뮬레이션, 이미지 분석 등에 적합한 아날로그형 대안으로서 기존 디지털 프로세서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며 "정밀도와 통합성 측면의 어려움을 해결하려는 접근이 매우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Q.ANT는 이번 투자를 토대로 향후 AI 시스템의 기반 기술로 자사의 광자 연산 구조를 확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030년까지는 광자 처리 기술을 AI 인프라의 표준 구성요소로 정착시키겠다는 장기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현재 '포토닉 네이티브 프로세싱 서버'는 조기 접근 프로그램을 통해 시험 운용 중이며, C/C++ 및 파이썬 등 주요 프로그래밍 언어와 AI 소프트웨어 생태계와의 호환성을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