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 티커: TSM)가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대한 수요 급증을 기반으로 올해 매출 전망을 대폭 상향 조정했다. AI 열풍에 따라 글로벌 기술 기업들로부터의 주문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TSMC의 실적은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17일(현지시간) 발표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시씨 웨이(C.C. Wei) 최고경영자(CEO)는 연간 매출이 미 달러 기준으로 전년 대비 약 3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기존에 제시했던 중반대의 성장률에서 상향 조정된 수치다. 그는 "AI 관련 칩 수요가 당분간 견조하게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하반기까지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날 TSMC 주가는 장 전 거래에서 약 4% 상승했다. 연초 이후 18% 이상 오른 상태에서 추가 상승 동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TSMC는 애플(AAPL), 엔비디아(NVDA) 등 미국 기술 대기업들의 핵심 칩 제조를 맡고 있는 만큼 AI 수요 확대의 직접적 수혜주로 꼽힌다.
회사는 3분기 매출 전망도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제시했다. 매출 예상치는 318억~330억 달러(약 45조 7,900억~47조 5,200억 원)로, 시장 추정치인 316억 7,000만 달러(약 45조 6,000억 원)를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수치상 중간값인 324억 달러는 AI와 고성능 컴퓨팅 분야 매출 비중이 더욱 확대되고 있음을 반영한다.
2분기 실적 역시 호조를 보였다. TSMC는 주당순이익(EPS)으로 15.36 대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총매출은 9337억 9,000만 대만달러(약 42조 2,0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39% 급증했다. 이는 시장이 기대했던 14.6 대만달러 EPS와 9297억 9,000만 대만달러 매출을 각각 상회한 결과다.
웨이 CEO는 "TSMC는 AI 시대의 핵심적인 제조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기술 격차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면서 수익성과 시장 점유율 모두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TSMC의 전략적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수요 성장세가 지속될 경우 TSMC가 중장기적으로도 안정적인 실적 상승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챗GPT, 생성형 AI 등 복잡한 연산이 요구되는 기술이 빠르게 실생활에 확산되면서, 고성능 반도체 제조 능력을 보유한 기업의 경쟁력은 한층 더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들어 반도체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된 가운데, AI 반도체 시장이 파운드리 업계에는 새로운 성장 축을 제공하고 있다. TSMC는 첨단 공정 확대 및 미세 공정 기술 고도화를 통해 시장 선도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