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QpiAI, 3,200만 달러 유치… AI+양자컴퓨팅 시장 정조준

| 김민준 기자

인도 스타트업 QpiAI가 3,200만 달러(약 461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며 AI와 양자컴퓨팅을 융합한 차세대 기술 개발에 본격 나선다. 이번 투자에는 아바타 벤처스와 인도 과학기술부 산하 국가양자미션(National Quantum Mission)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

QpiAI는 뱅갈루루에 본사를 둔 양자컴퓨팅 기반 인공지능 전문 기업이다. 회사는 양자 알고리즘과 AI 모델의 융합을 통해 금융, 물류, 의료, 재료과학 분야의 고차원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특히 자사가 개발한 25큐비트 양자컴퓨터 ‘QpiAI 인더스(Indus)’를 발판 삼아 2028년까지 최대 1,000큐비트로의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극저온 상태에서 초전도 큐비트를 활용해 긴 코히런스 유지시간을 확보, 에러율을 크게 줄인 것이 특징이다.

양자컴퓨팅의 핵심인 큐비트는 기존 컴퓨터의 0과 1 이진값과 달리 동시적인 '중첩 상태'를 구현할 수 있어, 보다 복잡한 연산을 빠르게 처리하는 데 매우 유리하다. QpiAI는 이같은 큐비트의 특성을 활용해 AI 연구자들이 클라우드를 통해 양자+고전 혼합 시스템을 기반으로 복잡한 시뮬레이션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실제로 신약 개발, 공급망 최적화 등 분야에서 실효성을 입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립자이자 CEO인 나겐드라 나라자(Nagendra Nagaraja)는 “노이즈가 많은 중간단계 양자컴퓨팅(NISQ) 기술이 이미 교육 및 알고리즘 프로토타이핑 분야에서 상업적 쓰임새를 보이고 있다”며, “이제는 논리적 큐비트를 활용한 범용 양자컴퓨터가 필요한 시점이며, QpiAI가 해당 영역을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QpiAI는 본 투자금을 통해 양자컴퓨터 상용화를 가속화하는 한편, 미국과 유럽 시장 등으로 글로벌 확장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동시에 인도 내 여러 대학과 협력해 미래 양자 기술 인재 양성에도 나서며 교육 플랫폼 구축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같은 전략은 인도 정부가 첨단기술 자립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가운데, 국가양자미션이 QpiAI를 수백만 달러 규모로 후원한 배경이기도 하다.

아자이 차우드리 국가양자미션 의장은 “QpiAI는 인도를 양자 기술 강국으로 이끌 중추 기업”이라며, “이 같은 토종 기술 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해 글로벌 무대에서 존재감을 높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바타 벤처스의 모한 쿠마르 파트너도 “QpiAI는 기능적으로 구현 가능한 양자시스템과 이를 활용한 실제 산업 적용 사례를 통해 기술적 진정성을 입증했다”며, “신흥 시장의 양자 기술 리더로서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양자컴퓨팅 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양강 구도 속에서도 오스트리아, 일본, 프랑스, 스페인 등 다양한 국가에서 유망 스타트업들이 등장하며 빠르게 다극화되고 있다. QpiAI의 사례는 인도 역시 이 분야에서 기술 독립을 넘어 글로벌 주도권을 틀어쥘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양자 기술이 가져올 패러다임 전환을 선점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QpiAI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