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AI 칩 수요에 힘입어 2분기 순이익 61%↑…애리조나 초미세 공정 확대

| 김민준 기자

대만 반도체 기업 TSMC(TSM)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AI 칩 수요의 지속적인 호황을 입증했다. 해당 분기 TSMC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1% 급증한 3,982억 7,000만 대만달러, 약 135억 5,000만 달러(약 19조 5,000억 원)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인 128억 6,000만 달러(약 18조 5,000억 원)를 크게 웃돌았다.

매출은 전년 대비 38% 증가한 317억 달러(약 45조 6,000억 원)에 달했다. 특히 고성능 컴퓨팅 부문, 즉 AI 및 5G 관련 칩들이 실적을 견인했으며,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했다. 지난해 52%였던 동일 부문 매출 비중에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인 셈이다.

TSMC는 7나노 이하 첨단 공정을 바탕으로 한 제품 생산이 매출의 약 75%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고도화된 생산기술에 대한 수요는 특히 미국 시장에서 강력히 이어지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 애리조나 공장이 핵심 전략 거점으로 급부상 중이다.

현재 TSMC는 총 1,650억 달러(약 237조 6,000억 원)를 투입해 애리조나에 대규모 반도체 생산 캠퍼스를 건설 중이다. 이미 첫 번째 공장은 작년 말부터 4나노 공정을 기반으로 양산에 들어갔고, 두 번째와 세 번째 공장의 착공과 건설 일정도 수요 증가에 따라 수 개월 앞당겨졌다. TSMC는 해당 캠퍼스의 생산 능력이 2027년 말까지 이미 예약된 상태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4월에는 1.6나노미터 초미세 공정을 활용할 세 번째 공장의 착공에 돌입했다. 이 공정은 칩 전력 효율을 향상시키는 '슈퍼 파워 레일(Super Power Rail)' 기술이 포함돼 있어 산업 전반에서 주목받고 있다.

향후 완공되면 애리조나 캠퍼스 전체에는 최대 6개의 생산 공장이 구축될 예정이며, 연구개발 센터 및 반도체 패키징 전용 공장 2곳도 포함된다. TSMC는 이곳이 미국 내 독립적이고 최첨단 기술력을 갖춘 반도체 클러스터로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C.C. 웨이(C. C. Wei) 최고경영자(CEO)는 "애리조나 캠퍼스가 완공되면 2나노 이하 첨단 공정의 약 30%가 미국 내에서 생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TSMC는 향후 3분기 매출을 318억~330억 달러(약 45조 7,000억~47조 5,000억 원)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는 지난해 대비 최대 38%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매출 성장 전망은 기존 24~26%에서 30%로 상향 조정됐다. 다만 전체 매출액은 시장 예상치인 1,249억 달러(약 179조 9,000억 원)에는 다소 못 미칠 가능성이 있다.

웨이 CEO는 "현재까지 고객사의 구매 행태에는 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며 "다만 글로벌 경기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AI 반도체 수요와 미중 갈등 속에서 TSMC의 투자와 기술 주도권 확대 전략은 향후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