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자율주행 택시 전면 도입…루시드·누로와 손잡고 2만 대 투입

| 김민준 기자

우버(Uber)가 2026년부터 본격 도입할 자율주행 택시 전략을 구체화하며, 전기차 업체 루시드(LCID)와 자율주행 기술 스타트업 누로(Nuro)와의 협력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우버는 향후 6년간 최소 2만 대의 자율주행 택시를 미국 내 도시들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루시드의 전기 SUV 모델 ‘그래비티(Gravity)’다. 그래비티는 최대 7명이 탑승할 수 있으며, 1회 충전으로 약 450마일(약 724km)을 주행할 수 있다. 택시에 활용될 그래비티는 누로의 자율주행 모듈 ‘누로 드라이버(Nuro Driver)’가 탑재된 맞춤형 모델로, 오는 2026년 말부터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누로 드라이버는 엔비디아(NVDA)의 최신 시스템온칩 ‘DRIVE Thor’를 기반으로 설계돼, 무려 1페타플롭의 연산 성능을 제공한다. 이 모듈은 AI 모델 훈련을 위해 카메라, 라이더, 레이더를 통합하고, 가상 시뮬레이션 플랫폼에서 실제 도로 환경에 가까운 훈련을 거친다고 알려졌다. 덕분에 Level 4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즉, 특정 지역 내에서 운전자의 개입 없이 주행 가능한 단계—도 구현 가능하다. 이는 그래비티 기본형의 Level 3 자율주행 기능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번 협력의 일환으로, 우버는 루시드에 3억 달러(약 4,320억 원)를 직접 투자하고, 누로에도 이 보다 큰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정확한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를 가속화하려는 전략적 행보라는 것이 업계의 해석이다. 현재 우버는 이미 알파벳(GOOGL) 계열 자율주행 기업 웨이모(Waymo)와 협력 중이며, 올해 초에는 미시간 기반의 스타트업 메이 모빌리티(May Mobility)와도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루시드 측은 그래비티 기반 자율주행 택시의 양산을 위해 내년도부터 생산 라인을 개조하고 있다는 점을 밝혔다. 누로는 시뮬레이션, 폐쇄된 공간에서의 실험, 공공도로 테스트 등을 통해 안전성 검증 절차도 병행할 방침이다.

우버가 개발할 자율주행 그래비티 차량의 일부는 외부 플릿 운영업체가 소유하거나 직접 운영하게 될 예정이다. 정식 서비스는 오는 2026년 말 사상 첫 미국 내 한 도시에서 시작되며, 이후 빠르게 전국으로 확대될 계획이다.

이번 발표는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의 미래를 가속화하려는 우버의 의지를 다시 한 번 드러내며, 전통 자동차 제조업체와 AI 스타트업 간의 협업이 자율주행 산업에서 어떻게 현실화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