엣지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앰빅 마이크로(Ambiq Micro)가 기업공개(IPO)를 통해 최대 8,500만 달러(약 122억 4,000만 원)를 조달할 계획이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본사를 둔 앰빅은 이달 말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예정하고 있으며, 주당 22~25달러 범위에서 보통주 340만 주를 판매할 계획이다.
상단 가격 기준 시가총액은 약 4억 2,600만 달러(약 613억 원)로, 지난 2023년 9월 9,46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G 투자 당시 언급된 기업가치 4억 5,000만 달러와 대체로 일치한다. 앰빅은 웨어러블 기기와 스마트 센서, 공장 자동화 등 엣지 컴퓨팅 기반 AI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회사의 핵심 기술인 SPOT(Subthreshold Power Optimized Technology) 아키텍처는 기존 칩 대비 전력 소모가 5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초저전력 설계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연산을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기술력 덕분에 앰빅의 최신 칩인 'Apollo 510'은 삼성전자 갤럭시 워치에 탑재되어 상용화되고 있다.
시장에서의 가능성은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조사기관 모르도 인텔리전스는 글로벌 엣지 AI 반도체 시장이 2025년 36억 7,000만 달러(약 5조 2,800억 원) 규모에서 2030년에는 97억 5,000만 달러(약 14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평균 성장률이 22%에 달하는 폭발적인 성장세다. 이 가운데 앰빅은 기존 중앙처리장치 대비 80% 이상 낮은 소비전력을 제공하고 AI 연산 효율도 30배 향상된 칩을 공급하며 유리한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경쟁사인 노르딕 반도체와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도 저전력 칩을 개발하고 있으나, 앰빅만큼의 초저전압 최적화 기술은 부족하다는 평가다. 또한 앰빅은 EdgeImpulse와 같은 AI 기업과의 생태계 통합을 통해 웨어러블, 스마트홈, 산업용 사물인터넷 등에서 예측 유지보수, 음성 인식 등 복잡한 AI 모델을 구동할 수 있는 환경도 구축했다.
다만 앰빅은 아직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1,570만 달러(약 22억 6,000만 원)로 전년 동기의 1,520만 달러보다 소폭 상승했으나, 순손실은 830만 달러(약 11억 9,000만 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손실 980만 달러에서 적자 폭이 줄긴 했지만, 수익성을 확보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이번 IPO 공동 주관사는 뱅크오브아메리카와 UBS로, 기업공개 일정은 7월 29일 뉴욕장 마감 이후로 예정되어 있다. 상장 시 심볼은 AMBQ로 결정됐다. 앰빅은 ARM 홀딩스, 클라이너 퍼킨스, EDB 인베스트먼츠 등 유력 투자사들로부터 이미 전략적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한편, 이날은 피그마(Figma)와 비트고(BitGo)도 잇따라 상장 계획서를 제출하는 등 기술 스타트업들의 기업공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피그마는 최대 10억 3,000만 달러(약 1조 4,832억 원)를 조달하려 하고 있으며, 비트고는 구체적인 발행 물량과 공모가는 공개하지 않았다. 팬데믹 이후 주춤했던 기술 IPO 시장이 점차 회복세로 전환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