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개발 판도 바꾼다…컴포지오, 2,500만 달러 유치

| 김민준 기자

AI 에이전트 구축을 위한 플랫폼을 개발 중인 컴포지오(Composio)가 최근 시리즈 A 라운드를 통해 2,500만 달러(약 360억 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가 주도했으며, SV 엔젤과 허브스팟(HubSpot) 창립자인 다르메시 샤(Dharmesh Shah) 등 여러 투자자들이 참여했다. 이로써 컴포지오의 누적 외부 투자금은 2,900만 달러(약 418억 원)에 달하게 됐다.

컴포지오는 공식적으로 ‘샘팍(Sampark Inc.)’이라는 법인명 아래 운영되며, 개발자가 AI 에이전트를 훨씬 간편하게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 클라우드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오픈소스 생태계에는 이미 다양한 AI 개발 도구가 존재하지만, 실제로 이를 통합하고 작동시키는 데에는 팀에 따라 수일 이상이 걸리는 복잡한 과정을 수반한다. 컴포지오는 이 개발 사이클을 단 몇 분으로 대폭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컴포지오가 해결하고자 한 핵심 문제 중 하나는 ‘인증(Authentication)’ 시스템의 자동화다. 예컨대, 코드를 분석하는 AI 프로그래밍 에이전트는 GitHub 같은 플랫폼에 접근·분석하는 동시에, 각기 다른 팀이나 저장소별로 개별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과정은 기술적으로도 어려운 작업이며, 특히 인증 토큰을 관리하는 과정은 복잡성이 매우 높다. 컴포지오는 이러한 인증 흐름을 자동화하고, 3,000개 이상의 클라우드 앱 및 소프트웨어와 연동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개발 부담을 줄이고 있다.

활용 범위 역시 유연하게 설계됐다. 기업 개발자들은 자신들이 사용하는 분석 도구나 맞춤 소프트웨어와 AI 에이전트를 연결해, 요청에 따라 연산 과정을 설명하게 만들거나 특수한 형태로 상호작용하도록 설정할 수 있다.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Model Context Protocol)'을 활용하면 외부 데이터베이스나 앱과의 통합도 표준화된 방식으로 손쉽게 연결할 수 있다.

컴포지오는 오픈AI의 '에이전트 SDK'와 같은 오픈소스 프레임워크와의 호환성도 완비했다. 이를 통해 사용자 요청에 응답하는 것을 넘어서 실제 행동까지 실행하는 복합형 AI 에이전트를 직접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컴포지오 플랫폼의 핵심에는 '강화학습 기반 계층'이 내장되어 있어, 에이전트가 시간이 지날수록 점진적으로 학습하고 개선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또 다른 AI 에이전트와 지식을 공유하도록 설계돼 있어, 특정 작업 수행 방법을 유기적으로 전달하고 협업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컴포지오의 최고경영자 소함 가나트라(Soham Ganatra)는 "AI가 고립된 상태에서 똑똑해지는 것은 어렵지 않다"며 "진정한 과제는 인간처럼 실용적 지식을 축적하고, 이를 소프트웨어만이 가능한 속도와 규모로 확산시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컴포지오의 플랫폼은 글로벌 200여 개 기업에서 도입해 활용 중이다. 이 중에는 지난달 72억 달러(약 10조 3,000억 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생산성 AI 기업 글린(Glean Technologies)도 포함돼 있다. 확보한 투자금을 통해 컴포지오는 제품 고도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AI 개발 생태계가 복잡성과 생산성의 균형을 요구하는 시점에서, 컴포지오의 기술은 개발환경의 판도를 바꿀 가능성이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