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 빔의 방향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반도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루모티브(Lumotive)가 최근 1,400만 달러(약 201억 6,000만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는 아마존(AMZN)의 아마존 인더스트리얼 이노베이션 펀드와 사우디 아라비아 국부펀드 계열인 ITHCA 그룹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루모티브는 지난 2월 4,500만 달러(약 648억 원) 규모의 시리즈 B 라운드를 마무리한 바 있으며, 이번 자금은 당시 라운드의 연장선에 해당한다.
루모티브가 개발한 칩은 라이다 센서의 핵심 부품으로 쓰인다. 라이다 센서는 레이저를 쏘고 해당 빛이 물체에 반사돼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3차원 공간 정보를 파악한다. 기존 라이다는 움직이는 기계 부품을 통해 레이저 방향을 조정하는 방식이었지만, 루모티브는 반도체 칩 하나로 빔 조향을 가능케 하며 가격과 내구성 측면에서 기존 기술을 대체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주요 제품인 ‘LM10’ 칩은 거울처럼 작동해 센서로부터 발사된 레이저를 특정한 방향으로 반사시킨다. 핵심 기술은 ‘광 제어 메타표면(Light Control Metasurface)’으로 불리는 구조다. 이는 액정 소재 기반의 마이크로 광학 부품으로 구성되며, 전류의 세기에 따라 반사 각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도심에서는 넓은 시야각을 제공하고, 고속도로에서는 전방 집중 분석이 가능하게 된다.
LM10은 직접 레이저를 생성하진 않지만, 광원 모듈과 결합해 다양한 상황에 적응할 수 있다. 특히 고휘도의 EEL 모듈이나 효율적인 VCSEL 모듈과 폭넓은 호환성을 갖추고 있어 설계 유연성이 뛰어나다. 루모티브는 해당 칩과 함께 소프트웨어, 케이블, 전원 장치 등이 포함된 개발 키트를 함께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고객사가 라이다 개발 기간을 수개월 수준으로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루모티브의 반도체 기술은 라이다 외에도 잠재적 확장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데이터센터의 광 스위치에서 빛을 제어하거나, 위성 통신, 모바일 기기 등의 광모듈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 실제로 루모티브는 확보된 자금으로 산업 고객 확대와 해외 시장 개척에 공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냉각되고 있음에도, 기술 우위와 산업적 활용 가능성을 바탕으로 루모티브가 기관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아마존처럼 물류 자동화와 센서 기술에 적극적인 대기업의 지원은 향후 사업 전개에 있어 중요한 추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