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 혁신 스타트업 베터콤프, 첫 투자로 475억 원 유치…글로벌 HR 시장 정조준

| 김민준 기자

보상 관리 전문 스타트업 베터콤프(BetterComp)가 최근 3,300만 달러(약 475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하면서 시장 확장과 기술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투자는 텐 코브스 캐피탈(Ten Coves Capital)이 주도했으며, 베터콤프 설립 이후 처음으로 외부 자금을 유치한 것이다.

2019년 설립된 베터콤프는 오랫동안 변화가 없던 인사 보상 시스템에 혁신을 도입하고자 출범했다. 설립진은 샐러리닷컴(Salary.com), 페이팩터스(PayFactors), 마켓페이(MarketPay), 페이스케일(PayScale) 등 보상 데이터 업계의 핵심 기업들을 거친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그간 HR 영역에서는 디지털 혁신이 활발하게 이루어졌지만, 보상 부문은 기술 진화에서 소외됐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알란 미겔(Alan Miegel) 공동창업자 겸 CEO는 “보상 부서는 너무 오랫동안 수동적이고 불편한 프로세스에 머물러 있었다”며, 전통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선진화된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베터콤프는 기업들이 연봉 체계를 합리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마켓 프라이싱 엔진을 핵심 제품으로 제공한다. 이 플랫폼은 Aon, 머서(Mercer), 윌리스 타워스 왓슨(Willis Towers Watson), 콘페리(Korn Ferry) 등 업계 주요 업체들로부터 공급받는 급여 데이터와 연동된다. 이를 통해 기업은 직무별 데이터 분석, 보상 철학 맞춤 반영, 그리고 자동화된 레포트 생성 등에 있어 한층 정교한 접근이 가능해진다.

더불어 기존 급여 코드나 직무 체계가 해마다 달라지는 현실을 반영해, 레거시 데이터 변환을 자동화하는 데이터 매니지먼트 기능도 플랫폼에 포함됐다. 이 기능은 수작업 부담을 줄이며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고객사 맞춤형 리포트 서비스도 함께 제공해, 플랫폼의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베터콤프는 최근 2년 연속 매출 100% 이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현재 고객사 중 약 38%는 포춘 500대 기업이다. 직원 수도 올해 들어서만 33% 증가했다. 이러한 성장 배경에는 글로벌 보상 전략의 중요성이 커진 가운데, 실제로 이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기술적 수단에 대한 수요가 폭증한 점이 작용했다.

텐 코브스 캐피탈의 파트너 스티브 룰라는 “보상 관리는 오랫동안 기술 혁신의 사각지대였으며, 베터콤프는 바로 그 틈새를 정확히 찔렀다”며 투자 배경을 밝혔다. 또한, “이 팀은 도메인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모두 갖추고 있으며, 업계를 선도할 충분한 역량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베터콤프는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고 신규 시장 진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나아가 보상 데이터를 넘어 HR 전반 시스템 혁신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빠르게 성장 중인 글로벌 고객층 확대와 더불어, 기술을 기반으로 한 보상 설계의 패러다임 전환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