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 2분기 실적 '양날의 검'…매출 부진에 주가 2% 하락

| 김민준 기자

SAP이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은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수익은 이를 상회하는 혼재된 결과를 내놓으며 투자자들의 불안을 자극했다. 이에 따라 SAP의 미국 예탁증서(ADR)는 장 마감 후 한때 4% 이상 하락했으며, 이후 일부 낙폭을 회복했지만 여전히 2% 넘게 내린 상태다. 올해 들어 24% 급등하며 S&P 500 지수를 크게 웃도는 흐름을 보인 SAP 주가는 이번 발표로 제동이 걸렸다.

독일 기반의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 SAP는 2분기 매출이 90억 3,000만 유로(약 137조 원)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지만, 시장 전망치인 90억 9,000만 유로를 소폭 밑돌았다. 반면, 주식 보상 비용 등을 제외한 주당순이익은 1.50유로로, 월가 기대치 1.43유로를 웃도는 성과를 나타냈다.

클라우드 전환에 주력하고 있는 SAP에게 클라우드 매출은 핵심 지표다. 해당 부문의 매출은 51억 3,000만 유로(약 78조 원)로, 전년보다 24% 늘었으나 전망치였던 51억 8,000만 유로에 다소 모자랐다. 그러나 ‘현재 클라우드 수주잔고(CCB·Current Cloud Backlog)’는 180억 5,000만 유로로 시장 기대치를 소폭 웃돌며 28% 증가해 미래 매출 성장 기대감은 유지됐다.

당기순이익은 17억 5,000만 유로(약 27조 원), 영업이익은 25억 7,000만 유로(약 39조 원)를 기록하며 각각 전년보다 크게 성장했다. SAP는 전사적 자원관리(ERP) 분야의 세계 최대 기업으로, 기업용 데이터베이스 ‘S/4HANA’ 등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SAP의 크리스티안 클라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실적을 두고 “AI 기반 혁신이 포트폴리오의 경쟁력을 크게 끌어올리고 있으며, Joule과 SAP 비즈니스 데이터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AI 확산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SAP는 3분기 가이던스는 제시하지 않았고, 올해 전체 클라우드 매출 전망은 기존 발표대로 216억~219억 유로를 유지했다. 이는 지난해 171억 유로 대비 큰 폭의 증가를 뜻한다.

한편 SAP는 최근 몇 분기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 여파에 따른 IT 지출 위축 가능성을 우려해 왔다. SAP의 도미니크 아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주시하고 있으나, 올해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