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프트(Lyft)가 독일 자동차 부품업체 벤틀러(Benteler)와 손잡고 미국 내 자율주행 셔틀 서비스를 본격 추진한다. 양사는 2026년 출시를 목표로 전기 자율주행 버스 ‘홀론 어반(Holon Urban)’을 리프트 플랫폼에 도입할 계획이다. 이번 협업은 도시 대중교통 시스템을 탈바꿈시키겠다는 리프트의 장기 전략과 맞물린다.
벤틀러는 이번 프로젝트에 자회사 벤틀러 모빌리티를 통해 참여하며 셔틀 구매 자금 확보와 차량 유지보수 등 운영 전반을 담당한다. 리프트에 따르면 벤틀러는 투자금으로 수천만 달러(수백억 원 규모)를 투입할 예정이다. 차량의 소유권은 벤틀러 트레이딩 인터내셔널이 유지하며, 리프트 앱을 통해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도입 예정인 홀론 어반은 운전자 개입 없이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15인승 전기 셔틀이다. 모바일아이(Mobileye)의 자율주행 시스템 ‘모바일아이 드라이브(Mobileye Drive)’를 기반으로 작동하며, 인텔의 자회사인 모바일아이가 자체 개발한 8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한 시스템온칩 ‘EyeQ 6’를 4개 장착하고 있다.
차량은 자율주행에 필수적인 감지 기능을 위해 11대의 카메라, 9개의 라이다 센서, 6개의 레이더를 포함하고 있다. 라이다는 열악한 가시성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며, 이는 야간 운행이나 안개 낀 환경에서 효율적이다. 반면 레이더는 강우나 눈 등 라이다의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 보조 센서로 기여한다.
리프트 측은 2026년 하반기부터 셔틀을 공항과 도시권에 우선 배치할 계획이다. 이는 기존 택시 기반의 공유 모빌리티 모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율 대중교통 서비스를 강화하는 시도다. 리프트의 드라이버 경험 담당 부사장 제레미 버드는 “벤틀러 모빌리티는 단순한 차량 제조사를 넘어 대규모 소유 및 운영이 가능한 드문 파트너”라며 “이번 협력은 리프트의 자율주행 전환에 큰 속도를 더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프트는 지난해에도 모바일아이, 메이 모빌리티 등과 자율주행 기반 차량 서비스를 공동 운영하며 입지를 넓혀왔다. 모바일아이와는 자율주행 승용차 도입을, 메이 모빌리티와는 애틀랜타 지역에서 자율 미니밴을 운행하는 데 협력했었다. 리프트의 경쟁사인 우버(Uber) 역시 루시드(Lucid) 및 누로(Nuro)와 제휴를 통해 자율주행 차량 2만 대 도입 계획을 세웠으며, 두 회사에 6억 달러(약 8,640억 원) 이상을 투자한 바 있다.
자율주행 기술이 점차 실용화되는 가운데, 리프트와 벤틀러의 이번 협력은 기술 기반 대중교통 시장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교통 혼잡과 안전 이슈를 해소하려는 도시 정부의 니즈와 기술기업들의 상업적 이해관계가 일치하면서, 모빌리티 업계는 한층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