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부터 뇌-컴퓨터까지… 개인 맞춤형 의료, 가속 페달 밟다

| 김민준 기자

환자 중심 치료는 더 이상 미래의 이상이 아니다. 인공지능(AI) 진단부터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로봇 기술을 활용한 정밀 의료까지, 첨단 기술이 기존 치료 방식을 재편하며 맞춤형 의료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최근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theCUBE가 공동 진행한 ‘MedTech Unplugged 시리즈 2025’에서는 의료 기술 업계의 핵심 리더들이 참여해 진화하는 환자 중심 치료의 청사진을 선보였다.

의료 소프트웨어 기업 프로시아(Proscia)의 공동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데이비드 웨스트는 AI 기반 병리 진단이 병원과 환자 모두에 실질적인 효율과 품질 개선을 가져온다고 강조했다. 빠른 진단은 치료 시작 시기를 앞당기고, 데이터 기반 분석은 인간의 직관이 미처 감지하지 못하는 이상 징후를 포착하며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정신적·신체적 웰빙 영역에서는 에이스케이프(Aescape)가 눈길을 끈다. 창립자 에릭 리트먼은 개인 맞춤형 로봇 마사지 테이블을 통해 노동력 부족 문제를 기술로 해결하고, 일반 사용자도 고급 치료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왔다. AI가 실시간으로 신체 반응을 분석해 최적화된 마사지 강도와 압력을 조절하는 방식은 기존 자가 치료의 한계를 넘어선다.

또한, 싱크론(Synchron)의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는 신경 장애를 겪는 환자에게 새로운 자율성을 제공하고 있다. 대뇌 이식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의 생각만으로 디지털 기기를 제어할 수 있게 만들었으며, 고통과 위험성이 큰 개두 수술 없이도 적용 가능한 점에서 기술적 가치와 실용성을 동시에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혈액 검사 영역의 혁신도 진척되고 있다. 밥슨 다이어그노스틱스(Babson Diagnostics)는 손끝 채혈 방식과 소용량 분석 기술, 리테일 채널 접점을 바탕으로 기존 검사 체계를 보다 직관적이고 효율적인 경험으로 재편하고 있다. CEO 데이비드 스타인은 이 같은 변화가 ‘고객 친화적 실험실’을 지향하는 흐름의 일환이라 설명했다.

의료 기술 전문 벤처투자사 앨리 브리지 그룹(Ally Bridge Group)의 케빈 라일리 디렉터는 AI 진단 기기와 심혈관 로봇 솔루션 등 혁신 기술이 실제 치료 결과 향상은 물론, 의료 시스템 전반의 지속 가능성을 도모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빠른 질병 감지와 맞춤형 장비가 다양한 환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데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는 각 기술 기업의 대표들이 실제 현장에서 얻은 통찰과 경험을 공유하며, 어떻게 기술이 ‘환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진료 환경’을 실현해가고 있는지 생생한 사례를 통해 보여줬다. AI와 로보틱스가 주도하는 차세대 의료 혁신은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진정한 의미의 개인 맞춤 치료로 진화하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 헬스케어 생태계 전반에 걸쳐 근본적인 변화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