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가 돈 된다…스패로우, AI로 직원 휴가 관리 혁신하며 504억 투자 유치

| 김민준 기자

직원 휴가 관리 자동화 기업 스패로우(Sparrow)가 시리즈 B 라운드에서 3,500만 달러(약 504억 원)를 유치하며 총 누적 투자금 6,400만 달러(약 922억 원)를 확보했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실버레이크 워터맨이 주도했으며, 코로나19 이후 원격 근무의 보편화로 급증한 휴가 관련 규제 대응 솔루션에 대한 수요 확대가 배경으로 작용했다.

현재 미국 내 14개 주가 유급 휴가 제도를 운영 중이며, 추가로 6개 주가 관련 입법을 논의하고 있다. 지역별로 상이한 규제가 기업 인사팀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으며, 스패로우는 이를 자동화하고 표준화하는 솔루션을 제공해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데버라 해너스(Deborah Hanus) 최고경영자(CEO)는 “휴가는 단순한 HR 이슈가 아니라 법률, 보험, 주정부, 급여, 관리자 등 조직 내 모든 부문을 연결하는 복잡한 시스템”이라며, “관련 정보는 언제나 부족하고, 제때에 제공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스패로우의 플랫폼은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보험사, 주정부, 병원 등 다양한 기관에서 생성되는 정보를 수집해 단일 시스템에 통합하고, 자동으로 서류를 작성하고 마감일을 관리하며, 급여 보상 금액까지 산정하는 등 휴가 관리의 모든 과정을 자동화한다.

시리즈 A 이후 매출은 14배 증가했으며, 현재 오픈AI(OpenAI), 레딧(Reddit), 차임(Chime), 오우라(Oura) 등 1,000개 이상의 고객사를 확보했다. 스패로우는 50만 명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200만 일 이상의 휴가를 관리하고 있으며, 자동화된 급여 청구 시스템을 통해 고객들의 누적 급여비용 2억 달러(약 2,880억 원) 절감을 이끌어냈다.

한 고객사는 첫 해 스패로우에 25만 달러(약 3억 6,000만 원)를 지불했지만, 10배에 달하는 250만 달러(약 36억 원)의 절감을 실현했다. 이는 시스템 오류나 서류 누락으로 인해 직원이 급여를 제때 받지 못하는 경우 기업이 이를 대체 지급하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해 가능한 성과다.

스패로우는 AI 기술로 자동화를 구현하면서도, 인간 전문가가 최종적으로 사례를 검토해 민감한 상황에서 신뢰를 확보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도입하고 있다. 휴직 신청자에게는 전담 지원 전문가가 배정돼 전 과정을 밀착 관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고객 추천지수는 평균 60을 상회하고, 일부 고객 사례에서는 100에 도달할 정도로 만족도가 높다.

이같은 고객 경험은 곧 비즈니스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모바일 커머스 플랫폼 위시(Wish)는 2023년에만 스패로우와 협업한 결과 60만 달러(약 8억 6,000만 원) 이상을 절감했고, 고잉(Gong), 에잇폴드AI(Eightfold.ai) 등도 휴가 관련 업무 소요 시간을 30% 이상 줄였다.

스패로우의 성공은 단순히 휴가 관리에 그치지 않는다. 이미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향후 해외 규제 시장까지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프랑스 같은 나라에 진출할 때 기업들이 현지 노동법 전문가를 따로 찾아야 하는 복잡함을 해소하겠다는 목표다.

이번 시리즈 B 자금은 스패로우가 휴가 외에도 이민, 근로자 조정 등 고난도 규제와 연관된 HR 업무로 영역을 넓히는 데 쓰일 예정이다. 이는 HR 분야에서 법적·행정적 정확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복잡한 순간을 효율적으로 대응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스패로우는 사용량 기반 과금 모델을 채택하고 있으며, 휴가별로 비용이 청구되는 방식이다. 현재 매출의 절반가량이 6자리 수 규모의 기업 계약에서 나오고 있으며, 추가 제품 출시 후에는 구독 기반 과금도 병행할 방침이다.

전미인사관리협회(SHRM)의 최고전환책임자 앤디 빌라디오(Andy Biladeau)는 “매년 6만 건이 넘는 인사 관련 질문 중 휴가 관리는 10년 넘게 항상 상위에 있었다”며, 이러한 복잡성을 해결할 자동화 도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투자사 실버레이크 워터맨의 매트 월시(Matt Walsh) 이사는 “HR 분야 중에서도 가장 복잡하고 잘 해결되지 않았던 문제를 스패로우가 AI 기반으로 해결하고 있다”며, “미래의 직장은 더 유연성과 지원을 요구하게 될 것인 만큼 스패로우의 시장 잠재력은 매우 크다”고 말했다.

결국 스패로우는 직원 휴가라는, 한때 관리자 몇 명이 엑셀 파일로 처리하던 업무가 오늘날 글로벌 기업의 핵심 규제 대응 이슈로 부상한 현실에서, 빠르게 시장 기회를 선점하고 있다. 직원을 위한 단순한 휴가 시스템이 아닌, 고부가가치 규제 플랫폼으로서의 진화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