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 美 AI 채용 플랫폼 '스마트리크루터스' 인수…클라우드 전환 가속

| 김민준 기자

유럽 소프트웨어 대기업 SAP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인공지능(AI) 기반 인재 채용 플랫폼 스타트업 스마트리크루터스(SmartRecruiters)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정확한 인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계약은 올해 4분기 말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스마트리크루터스는 대량 채용 업무의 자동화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며, 채용 후보자 추적 시스템, 분석 도구, 직관적인 워크플로우를 통해 채용 효율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미국 내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어, SAP의 핵심 시장 중 하나인 북미 지역 공략 강화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 미국 시장은 SAP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SAP는 이번 인수를 통해 스마트리크루터스의 기술을 자사 인적자원관리(HCM) 플랫폼인 'SAP 석세스팩터스(SuccessFactors)'에 통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AI를 활용한 채용부터 인력 계획 수립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스마트리크루터스의 기존 제품은 당분간 독립 서비스 형태로 유지되며, 아마존, 비자, 맥도날드 등 약 4,000여 개의 고객사를 기반으로 계속 운영될 예정이다.

스마트리크루터스는 2021년 시리즈 E 라운드에서 1억 1,000만 달러(약 1584억 원)를 조달하며 기업가치가 15억 달러(약 2조 1,600억 원)로 평가된 바 있다. 이번 인수로 SAP는 최근 몇 년간 이어진 클라우드 기반 전략을 한층 강화하게 됐다.

이번 인수에 대해 레베카 카 스마트리크루터스 CEO는 “AI가 인재 채용 분야에서 매우 흥미로운 전환점을 제공하는 시점”이라며 “이번 결합을 통해 양 사 고객들이 새로운 기회를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HR 산업 분석가 매들린 로라노는 “HR 소프트웨어 시장은 현재 통합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스마트리크루터스처럼 ‘대리적 AI(agentic AI)’ 기능에 특화된 기업이 유망한 타깃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평했다.

SAP는 최근에도 미국의 사용자 경험 개선 소프트웨어 기업 워크미(WalkMe)를 15억 달러(약 2조 1,600억 원)에 인수하는 등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중심의 기술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번 스마트리크루터스 인수는 크리스티안 클라인 SAP CEO 체제 이후 이뤄진 가장 큰 규모의 M&A 중 하나다.

SAP는 전통적인 온프레미스 기반 고객을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앞으로도 적극적인 기술 기업 인수를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