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우주개발 기업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가 나스닥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50% 이상 오른 가격에 거래를 시작하며 시장의 강한 기대감을 입증했다.
현지시간 8월 7일 나스닥에서 첫 거래를 시작한 파이어플라이는 개장 직후 주당 70달러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는 상장 직전 정해진 공모가인 45달러보다 약 56% 높은 수준이다. 장중 한때 주가는 73.80달러까지 올랐지만 이후 소폭 하락해 오후 3시 기준으로는 약 63달러대에서 등락을 보였다.
이날 시초가 기준으로 파이어플라이의 시가총액은 약 1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13조 8,7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당초 기업이 규제 당국에 제출한 상장 서류에 제시했던 예상 시총 60억 달러보다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공모가의 범위도 당시에는 주당 41∼43달러로 설정돼 있었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기업가치와 성장 가능성을 상당히 높게 평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파이어플라이는 로켓과 달 탐사선을 개발·제작하는 민간 우주기업으로, 특히 지난 3월 민간 업체로서는 처음으로 무인 탐사선을 달 표면에 성공적으로 착륙시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성공은 해당 기업의 기술력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고, 우주산업 내 경쟁력 확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기업의 성장 잠재력에는 기술력뿐 아니라 탄탄한 투자와 협업 관계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이미 미국 주요 방위산업체인 노스럽 그러먼으로부터 5천만 달러(약 693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록히드마틴, L3 해리스, 미 항공우주국(NASA) 등과도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이처럼 민간 우주개발의 상용화와 국방 연계 시장까지 동시에 공략 중인 점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다.
파이어플라이의 최고경영자 제이슨 김은 한국계 미국인으로, 한국에서도 특별한 관심을 받고 있다. 텍사스에서 한국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미국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공군 장교로 복무한 뒤 방산업체와 스타트업을 두루 거쳐 작년 10월 현직에 올랐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현재는 발사체 수요가 국가 안보, 상업용, 초음속 미사일 시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급증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해 로켓 성능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흐름은 민간 우주산업이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 본격적인 시장 경쟁과 사업화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파이어플라이를 포함한 우주 관련 상장 기업들의 주가 흐름은 기술 혁신뿐 아니라 정부기관과의 협력, 방산 분야 확장 가능성에 따라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