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웨어러블 로봇, 레드닷 최고상 수상…장애인 위한 '디자인 혁신'

| 연합뉴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산업디자인 연구팀이 선보인 차세대 웨어러블 로봇 디자인이 세계적인 디자인상에서 최고상을 수상했다. 기술력과 디자인의 융합을 통해 장애인의 일상 복귀에 한 걸음 더 나아간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KAIST는 8일 박현준 산업디자인과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엔젤로보틱스 WSF1 비전 콘셉트’가 독일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의 디자인 콘셉트 부문에서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상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 상은 글로벌 디자인상 중에서도 권위 있는 수상으로, 전체 응모작 가운데 상위 1% 이내에만 주어진다.

이번 수상작은 KAIST 기계공학과 공경철 교수가 설립한 로봇기업 ‘엔젤로보틱스’와 공동 개발된 하반신 마비 장애인을 위한 웨어러블 로봇 ‘워크 온 슈트 F1’의 사용자 친화형 디자인 모델이다. 특히 장애인이 일상적인 생활 환경에서 쉽게 착용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이 차별화 요소로 평가됐다.

이 로봇은 착용자가 기기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로봇이 주인을 찾아가는 '자율 접근 기능'이 탑재돼 있으며, 앉은 상태에서 혼자 장착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론트 로딩' 설계가 적용됐다. 단순한 지원 기기 수준을 넘어, 인간 중심의 경험을 지향하는 차세대 개인형 이동 수단으로 제안된 것이다.

박 교수는 이번 작품에서 기술과 디자인의 조화를 통해 사용자에게 쉽고 즐거우며, 동시에 품격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기술 중심'의 접근에서 벗어나 '사용자 중심' 혁신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웨어러블 로봇 분야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셈이다.

WSF1 비전 콘셉트의 실물 모형은 오는 8월 30일부터 11월 2일까지 광주에서 열리는 '2025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미래관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일반 대중과 산업계 관계자들이 웨어러블 기술의 진화된 미래를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기술 기반 헬스케어와 개인형 보조장치 시장에서 기능성과 미관을 아우르는 '통합 디자인'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고령화 사회와 함께 증가하는 보조기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술력과 함께 인간 중심의 설계가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