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 흔들리는 사이… Extreme Networks, AI 플랫폼으로 14% 급등

| 김민준 기자

Extreme Networks가 네트워크 시장 내 지형 변화를 주요 성장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경쟁사의 구조조정, 새로운 AI 중심의 네트워크 플랫폼 출시에 힘입어 이 회사는 다시 한번 강력한 도약에 나섰다. 최근 발표된 4분기 실적에 따르면 Extreme Networks는 전년 대비 20% 증가한 3억 700만 달러(약 4432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주가 역시 이번 주에만 14% 상승했다.

이번 실적 발표 이후 최고경영자(CEO) 에드 마이어코드(Ed Meyercord)는 인터뷰를 통해 “시장 공급 과잉이 해소돼 정상적인 구매 패턴이 복귀했고, 대형 고객사 확보에 집중한 전략이 주효했다”라고 밝혔다. 특히 아시아 태평양에서의 수요 확대와 독일·일본 정부와의 수백억 원 규모 계약이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는 설명이다.

마이어코드는 자사의 제품은 아직 미국 관세 대상에서 제외돼 무역 정책 변화에도 탄력적인 대응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HPE의 주니퍼 인수로 인해 발생한 4,000명 구조조정과 제품 통합으로 경쟁사 내부 혼선이 커지고 있어 Extreme에게는 ‘기회의 창’이 열렸다고 분석했다. 시스코(CSCO) 또한 스플렁크(Splunk)를 280억 달러(약 40조 3200억 원)에 인수하며 본업 외 사업에 집중하고 있어 전통적 파트너들과의 관계가 약화된 점 또한 Extreme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Extreme이 내세우는 핵심 경쟁력은 패브릭 네트워크 기술과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이다. 단일 네트워크 환경으로 캠퍼스, 데이터센터, 지사 등을 통합할 수 있는 패브릭 아키텍처는 설정 시간을 대폭 단축한다. 기존 시스코 장비로는 6시간 걸리던 작업이 Extreme 기술로는 6분이면 가능하다는 고객사 경험도 소개됐다. 여기에 클라우드 기반 관리 플랫폼은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 및 네트워크 분할 기능을 직관적으로 제공한다.

새롭게 공개된 Platform One은 다중 모달 AI와 대화형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바탕으로 네트워크 관리 업무를 자동화하며, 사용자 맞춤형 대시보드와 업무공간 생성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 시스템은 최근 파리에서 개최된 컨퍼런스를 통해 시연되었고, 경쟁사의 '파워포인트 중심 시연'과는 구별된 생생한 활용성을 강조했다.

Extreme은 시스코의 견고한 인증 생태계조차 우회 전략으로 활용 중이다. 마이어코드는 “시스코 인증 엔지니어들이 Extreme의 플랫폼에서 대부분의 경험과 지식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며 기존 파트너 업계에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 사법부, 크로거, 윈 리조트 등을 포함해 대형 고객이 시스코에서 Extreme으로 전환한 사례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Extreme은 앞으로 60일 주기로 Platform One의 지속적인 기능 개선을 예고하며, 이 플랫폼을 통해 자사 하드웨어 판매 또한 견인하고 있다. 회사 전체 매출에서 하드웨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60% 이상이며, 이와 결합된 소프트웨어 기능은 고객 락인 효과를 강화하고 있다.

향후 계획과 관련해 마이어코드는 AI를 통한 네트워크 설계·배포·관리가 자동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건물 도면만으로도 자율 설계를 수행하고, 네트워크 예산 및 자재 산출까지 AI가 실현 가능한 미래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또한 AI 에이전트가 사람의 감독하에 더 많은 문제 해결을 맡게 됨에 따라 네트워크 운영 효율성과 보안 수준이 동시에 향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treme Networks는 AI와 클라우드를 접목한 차세대 네트워크 전략으로 패권 다툼이 격화되는 시장에서 독자적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마이어코드가 언급했듯, 앞으로 이 시장의 규칙 자체가 AI 중심으로 재정의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