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CEO, 중국 연계 의혹 전면 반박…미 정치권 사임 압박에 정면 대응

| 연합뉴스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립부 탄 최고경영자(CEO)가 중국과의 유착 의혹에 대해 정면으로 부인하고 나섰다. 이 같은 입장 표명은 정치권과 미디어를 중심으로 커진 사임 요구에 대응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최근 들어 탄 CEO를 둘러싼 논란은 미 상원 정보위원회 위원장인 톰 코튼 의원의 공개 서한에서부터 불거졌다. 코튼 의원은 탄 CEO가 과거 중국 공산당 및 중국군과 관련된 반도체 회사들과 연관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인텔 이사회에 해명을 요구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직접 소셜미디어를 통해 “탄 CEO는 이해충돌 문제가 심각하다”며 즉각 사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논란은 탄 CEO의 과거 행적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인텔 CEO에 취임하기 전,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의 수장을 맡고 있었는데, 이 회사가 중국의 군사 현대화와 핵무기 연구를 지원하는 대학에 민감한 기술을 이전해 미국의 수출통제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이 지난달 상무부 발표로 인해 확산됐다. 여기 더해 그가 창립한 투자펀드 ‘월든 인터내셔널’이 수백 개 중국 기업에 투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 내에서 불신의 눈초리가 강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탄 CEO는 최근 전 직원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나는 미국에서 40년 이상 살며 이 나라의 기회와 가치에 깊이 감사하고 있다”고 밝히며, 자신에 대한 근거 없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자신이 글로벌 산업 생태계와 관계를 맺어온 것은 사업적 관점의 정당한 행보이며, 항상 높은 윤리 기준을 지켜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와 협력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히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탄 CEO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사회와의 관계는 굳건하다고 설명했다. 이사회 일부와 갈등설이 제기되자 그는 “이사회는 회사와 고객을 위한 혁신 추진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며 이를 부인했다. 그러면서 연말부터 미국 내에서 최첨단 반도체 제품 생산이 시작될 예정이라며, 경영 회복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경영진 논란을 넘어, 미국의 첨단 기술 산업이 직면하고 있는 안보와 경제적 이해 충돌이라는 복합적인 문제를 보여주는 사례로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국제 정세 속에서, 기업의 글로벌 활동이 정치적 압박에 얼마나 취약해질 수 있는지를 시사한다. 탄 CEO와 인텔의 향후 대응은 단순히 기업 내부의 문제가 아닌, 미국 내 기술 안보 논의 전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