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공동 연구팀, 리튬이온배터리 수명 2배↑ 신소재 기술 개발

| 연합뉴스

한미 공동 연구팀이 리튬이온배터리의 성능과 수명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소재 가공 기술을 개발하면서, 차세대 배터리 기술 경쟁에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했다. 고온 조건에서 매우 짧은 시간에 가열하는 혁신적 공정이 핵심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의 이현욱 교수와 기초과학연구원 로드니 루오프 교수, 성원경 박사, 강원대학교 진성환 교수, 미국 UCLA 위장 리 교수가 참여한 이번 연구는 하이니켈 양극재의 구조적 결함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 초점을 맞췄다. 이 연구는 2025년 8월 11일 한국연구재단을 통해 공식 발표됐다.

하이니켈 양극재는 전기자동차와 고속 충전용 전지에 핵심적으로 사용되는 리튬이온배터리의 주요 소재로, 에너지 밀도와 저장 용량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열에 약해 제조 과정에서 미세한 틈(기공)이 생기고, 입자들이 고르지 않게 뭉치면서 구조적 안정성이 낮아지는 단점이 있었다. 이러한 구조적 결함은 사용 중 충방전 효율을 떨어뜨리고 장기 수명을 단축시키는 요인이 되어 왔다.

연구팀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위 '급속 줄 가열'이라는 활로를 찾았다. 이는 전기를 재료 자체에 빠르게 흘려 수 초 내에 고온으로 가열하는 방식으로, 기존 대비 훨씬 짧은 시간 안에 균일한 열 처리를 가능하게 해준다. 이 과정에서는 지나친 입자 덩어리 형성을 막고 내부 기공이 생기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다.

실제로 이 공정을 도입한 하이니켈 양극재는 미세구조가 더욱 조밀하게 정렬되어 기존보다 구조 안정성이 높아졌고, 충방전 성능과 수명도 향상됐다. 연구팀은 효율적이면서도 간편한 제조 방식인 만큼 대량 생산에도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 이현욱 교수는 “고에너지 밀도와 높은 안정성을 겸비한 차세대 배터리 개발의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며, 향후 고성능 양극재 개발에 있어 중요한 참고 지침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기술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 8월 4일 자 온라인판에 실려 국제적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같은 기술적 진전은 향후 리튬이온배터리의 성능 고도화와 전기차 산업의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전력 저장 장치의 신뢰성과 효율성을 높이려는 글로벌 시장 흐름 속에서, 이번 연구는 차세대 배터리 제조 공정의 새로운 기준이 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