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청소기 피해 3년간 7배 급증…센서 결함이 1위 원인

| 연합뉴스

로봇청소기 구매 이후 제품 하자 등으로 인한 소비자 민원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피해 사례 가운데 대부분은 센서나 모터, 브러시 등 제품 자체의 결함과 관련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소비자원은 2022년부터 2025년 6월까지 3년 반 동안 접수된 로봇청소기와 관련된 피해구제 신청이 총 274건에 달한다고 8월 12일 밝혔다. 신청 건수는 2022년 37건에서 2023년 55건, 2024년 105건으로 꾸준히 증가했고, 올해 상반기(1월~6월)에는 77건이 접수되며 작년 같은 기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나는 추세다.

접수된 피해 유형을 보면, 신청 건수의 74.5%인 204건이 ‘제품 하자’로 인한 것이었다. 주요 문제는 센서 오작동, 작동 불능, 부가기능 장애 등에 집중됐다. 실제로 소비자원이 제품 하자가 확인된 169건을 세부적으로 분석한 결과, 센서 기능 이상이 24.9%로 가장 많았고, 이어서 작동 불가 또는 작동 중 멈춤(17.8%), 부가기능 오류(17.2%), 누수(10.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센서 문제의 경우, 로봇청소기가 자율 주행과 맵핑(청소구역 지도 작성)에 실패하거나, 장애물을 인식하지 못하고 스테이션에 제때 복귀하지 못하는 사례 등이 포함된다.

제품 하자가 발생했을 경우 실제로 환급이나 수리 등 실질적인 보상을 받은 사례는 전체의 56.5%에 불과했다. 나머지 절반 가까운 소비자들은 상품 교환이나 반환 등의 권리를 온전히 보장받지 못한 셈이다. 한편 계약이나 거래 관련 피해도 25.5%를 차지했으며, 이 중에는 포장 박스를 개봉했다는 이유로 반품을 거부하거나, 해외직구 제품에 대해 과도한 반환 비용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외에도 제품 배송 지연 등 이른바 ‘미배송’ 사례도 적지 않았다.

피해 유형을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전체 268건 중 30대와 40대의 신고비율이 67.9%로 가장 높았다. 반면 디지털 기기에 상대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60대 이상은 전체의 5.2%에 그쳤다. 이는 로봇청소기를 주로 사용하거나 구매하는 연령층이 비교적 젊은 계층이라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소비자원은 로봇청소기 이용과 관련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제품 선택 시 가정 내 문턱이나 구조에 적합한 모델을 고르고, 사용 전에는 바닥에 음식물이나 이물질이 없도록 치우며, 장비의 센서나 카메라에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소비자 기술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 같은 피해 사례는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인공지능이나 자율주행 기능이 강화된 프리미엄급 로봇청소기의 판매가 확대되면서 기술적 결함에 대한 소비자 민원이 더 다양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제조사의 품질관리 강화 및 사후 대응 체계 개선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