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강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상반기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의 주가가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정부의 인공지능(AI) 관련 대규모 투자 계획과 기술 수요 확대가 플랫폼 업계에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1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심지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플랫폼 기업들이 여러 불확실성으로 주춤했지만, 하반기엔 실적 기대감이 커지며 본격적인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상반기에는 주가 고평가 논란과 AI 투자 축소 우려, 처리능력 한계, 규제 불확실성 같은 복합적인 요인이 발목을 잡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이에 필요한 고성능 반도체 확보가 기업 실적에 결정적인 변수가 되고 있다. 심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미국의 연간 자본지출(CapEx) 규모가 4천억∼5천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투자 대부분이 AI 기반 기술 인프라에 투입될 것으로 봤다. 자본지출은 설비나 기술 투자를 위한 기업 지출로, 미래 성장과 직결되는 지표다.
미국 정부가 준비 중인 AI 인프라 투자 계획 ‘스타게이트’도 중요한 변수다. 구체적인 시행 계획이 하반기 중 나올 것으로 기대되며, 이에 따라 주요 플랫폼 기업들이 수요 과잉 상태에서 밀려드는 일감을 감당하지 못하는 현상이 생산설비 증설로 이어질 경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는 하반기뿐 아니라 내년까지 실적 전망의 가시성을 높이는 배경이 된다.
다만 낙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심 연구원은 AI 산업을 둘러싼 법적 분쟁, 국가별 규제 이슈, 관세 환경 변화, 그리고 AI 전문 스타트업과의 경쟁 심화 등을 약세장 국면에서 주가를 흔들 수 있는 외부 리스크로 꼽았다. 그는 이들 요인이 주가에 단기적인 충격을 줄 수 있으므로, 장기적 관점에서 AI가 산업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시장 흐름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정부의 정책 지원과 기술 인프라 확장이 지속된다면, 플랫폼 기업 중심의 기술 산업이 강한 반등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외부 요인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도 필요하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변화하는 시장 구조를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