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슈어테크 스타트업 인클라인드(Inclined Technologies)가 시리즈B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약 110억 원(800만 달러)의 신규 자금을 확보했다. 보험 기반 금융 서비스를 디지털 전환하는 이 회사는 전체 생명보험의 현금 가치에 기반한 대출 솔루션을 제공하며, 수십억 달러 규모의 시장에 더 많은 개인이 접근할 수 있도록 문을 열고 있다.
이번 투자는 HSCM 벤처스가 주도하고, 노스웨스턴 뮤추얼(Northwestern Mutual)과 기존 투자자들이 참여했다. 회사 측은 구체적인 기업 가치는 밝히지 않았지만, 이번 라운드가 이전 시리즈A 당시보다 높은 평가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지난 2020년 세 번째 창업에 나선 마크 쇼(Mark Shaw)는 가이드와이어 소프트웨어를 상장시키고, 스트라바(Strava)의 공동 창업자로 활동한 바 있어 이번 프로젝트에도 높은 기대가 모였다.
인클라인드는 전통적으로 고자산층만 활용해온 전 생명보험 담보 대출을 디지털화하면서 일반 소비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회사는 보험설계사와 고객 간 B2B2C 구조로 운영되며, ‘iLOC(Insurance Line of Credit)’이라는 주력 서비스를 통해 따로 이자상환 없이 대출을 이용할 수 있게 한다. 파트너사는 노스웨스턴 뮤추얼, 매스뮤추얼(MassMutual), 가디언 라이프(Guardian Life) 등 주요 보험사들이며, 이들을 통해 소비자가 iLOC을 활용할 수 있다.
CEO 조시 위스(Josh Wyss)는 대출을 받는 고객이 실질적으로 자기 자산에서 돈을 꺼내 쓰는 구조라며 “교육비, 부동산 구입, 투자 등 다양한 목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은행이 보험회사보다 더 낮은 금리에 대출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고객 자산의 복리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며 차별성을 강조했다.
스타트업 시장은 최근 수년간 인슈어테크 분야에서 침체 국면을 겪었지만, 올 상반기에는 반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크런치베이스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글로벌 보험 관련 스타트업 투자 규모는 약 2조 7,400억 원(19억 달러)에 육박했으나 2024년에는 6,300억 원(4.5억 달러) 수준으로 축소됐다. 그러나 2025년 상반기 투자액은 이미 6,200억 원(4.3억 달러)에 달해, 다시 성장 궤도에 오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인클라인드는 설립 이후 지금까지 플랫폼을 통해 1조 4,400억 원(10억 달러) 이상의 대출을 실행했으며, 연 환산 매출이 2년 만에 50배 이상 폭증했다고 밝혔다. 사용자는 설계사를 통해 약 3,500명의 보험가입자가 활발히 플랫폼을 이용 중이며, 총 2,000명 이상의 보험 전문가가 제품을 권유하고 있다.
이번 투자금은 주로 세일즈 역량 강화와 엔지니어링 인력 확충에 쓰일 예정이다. 위스 CEO는 “필요 자금만 효율적으로 조달한 것이며, 노스웨스턴 뮤추얼과 협력까지 이끌어낸 게 이번 라운드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노스웨스턴 뮤추얼의 벤처 투자 책임자 크레이그 셰들러(Craig Schedler)는 “인클라인드 플랫폼은 보험 가입자들이 전 생명보험 가치를 더 잘 이해하고 활용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통적 금융의 틈새를 디지털 기술로 끌어올린 인클라인드의 사례는, 격변 중인 인슈어테크 시장에서 소비자 중심의 접근 방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최근의 투자 회복세가 지속된다면, 이들은 더 많은 금융 소비자들이 자신이 가진 보험 자산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대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