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은 치솟고 순손실은 급증…코어위브, 실적 발표 후 주가 10% 급락

| 김민준 기자

AI 기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기업 코어위브(CoreWeave)의 주가가 2분기 실적 발표 직후 10% 이상 급락했다. 매출과 조정 손실 지표 모두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었지만, 순손실 규모가 예상을 크게 웃돌며 시장 심리를 짓눌렀다.

코어위브는 2분기 동안 주당 21센트의 손실(BEPS 기준)을 기록해 전문가 전망치였던 22센트보다 소폭 나은 성적을 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06% 급증한 12억 1,000만 달러(약 1조 7,400억 원)로, 예상치였던 10억 8,000만 달러(약 1조 5,500억 원)를 훌쩍 넘어섰다. 그러나 순손실은 2억 9,050만 달러(약 4,200억 원)로 예상치 1억 9,900만 달러(약 2,900억 원)를 크게 상회했다. 조정 기준으로도 손실은 1억 3,100만 달러(약 1,880억 원)로 확대됐으며, 영업이익률은 –11%에 머물렀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고작 500만 달러(약 72억 원)의 손실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충격이 크다.

마이클 인트레이터(Michael Intrator) CEO는 "AI 수요 증가에 발맞춘 급속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기업 성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대규모 손실이 일시적인 문제로 치부하기엔 깊은 우려를 낳고 있다. 이미 누적된 매출 백로그(수주 잔고)만 301억 달러(약 43조 3,000억 원)로, 공급 한계가 성장을 제약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데이터센터 전력 부족이 병목 지점으로 지목된다.

코어위브는 수익성이 정체되는 동시에 지출은 확대되고 있다. 닛틴 아그라왈(Nitin Agrawal) CFO는 컨퍼런스콜에서 "AI 수요가 공급을 훨씬 초과하고 있으며, GPU 탑재 인프라 확장 타이밍이 비용 구조를 왜곡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식 기반 보상으로만 1억 4,500만 달러(약 2,080억 원)의 비용이 발생하면서 운영 마진은 1년 새 20%에서 2%로 급감했다. 부채 규모는 현재 111억 달러(약 16조 원)에 달한다.

사업 확장은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 오픈AI와 체결한 40억 달러(약 5조 7,600억 원) 규모의 신규 계약에 앞서, 이미 119억 달러(약 17조 1,000억 원)의 대규모 공급 계약을 맺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도 IPO 주관 이후 고객사로 전환됐다. 여기에 AI 성능 모니터링 소프트웨어 기업 웨이츠 앤 바이어시스(Weights & Biases)를 14억 달러(약 2조 원)에 인수했고, 연내 90억 달러(약 13조 원)에 달하는 데이터센터 건설사 코어 사이언티픽(Core Scientific) 인수도 계획 중이다.

금융시장에서는 3분기 실적 전망을 주목하고 있다. 코어위브는 매출을 12억 6,000만~13억 달러(약 1조 8,100억~1조 8,700억 원) 범위로 제시했으며, 이는 월가 예상치인 12억 5,000만 달러(약 1조 8,000억 원)를 웃도는 수준이다. 연간 가이던스도 상향해 51억 5,000만~53억 5,000만 달러(약 7조 4,200억~7조 6,800억 원)로 제시하면서, 중간값 기준으로 174%의 매출 성장률이 예상된다.

지난 3월 상장 이후 코어위브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여왔다. 상장 직후 주당 40달러에 3,750만 주를 매각해 약 15억 달러(약 2조 1,600억 원)의 실탄을 확보했고, 그 이후 주가가 3배 이상 상승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손실 쇼크로 기술주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다시금 시험대에 올랐다. 특히 AI 칩 대여 서비스에 대한 가격 유연성 강조와 함께 ‘스팟’ 모델 도입 계획도 공개되며 수익성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방위적인 확장 전략 속에서도 전력·설비 한계와 비용 급증이라는 이중 부담이 겹치며, 코어위브는 냉정한 재무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 AI 수요에 따른 긍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손익 개선 속도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