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자동화 스타트업 스퀀트(Squint)가 시리즈B 투자 라운드에서 4,000만 달러(약 576억 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2억 6,500만 달러(약 3,816억 원)로 평가받았다. 이번 투자는 더 웨슬리 그룹(The Westly Group)과 TCV가 공동 주도했으며, 기존 투자자인 세쿼이아 캐피털과 멘로 벤처스도 참여해 스퀀트의 기술력에 대한 높은 신뢰를 보여줬다.
스퀀트는 인간의 전문 기술을 디지털화해 제조업 현장에서 인공지능과 실시간 협업하는 ‘에이전틱(manufacturing agentic)’ 제조 개념을 선도하고 있다. 창업자인 데빈 부샨(Devin Bhushan)은 스플렁크(Splunk) 출신으로, 제조업 현장에 남아있는 숙련 인력의 암묵지를 AI와 증강현실(AR) 기술로 추출해 인터랙티브 방식의 교육 자료로 변환하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숙련자의 작업을 관찰하고 AI가 자동으로 매뉴얼과 프로세스를 문서화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며, 결과물은 모바일 앱을 통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부샨은 “제조는 몇 백만 년 전 석기 시대부터 인간이 수행해 온 기술이지만 아직도 많은 부분이 직관적 경험에 의존한다”며, “우리는 이 직관을 데이터로 바꿔 누구든지 전문가처럼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퀀트의 플랫폼은 AI 활용 매뉴얼을 제공할 뿐 아니라, 실시간 작업 가이드를 제공하는 에이전틱 기술을 통해 작업 오류를 줄이고 신규 인력의 적응 속도를 높일 수 있다.
더 웨슬리 그룹의 파트너인 쇼운 차우두리(Shaun Chaudhuri)는 고령화로 경력 많은 제조 인력이 대거 퇴직을 앞둔 상황에서 스퀀트가 지식 격차를 해소하는 중요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의 제조 산업은 복잡성 증가와 인력 공백이라는 이중 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스퀀트는 AI 기반 지능형 워크플로우를 통해 작업자에게 즉각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함으로써 그 간극을 메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글로벌 제조 대기업들도 이미 스퀀트를 채택하고 있다. 펩시코(PepsiCo)는 AI-AR 솔루션을 자사 병입 및 포장 공정에 적용하면서 훈련 시간을 절반으로 단축했다. 미쉐린(Michelin)은 스퀀트를 통해 전 세계 공장에 복잡한 조립 과정을 표준화하고, 디지털 트윈이나 예측 유지보수 같은 디지털 투자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번 투자로 스퀀트의 총 누적 투자금은 5,900만 달러(약 848억 원)를 넘어섰다. 회사 측은 이 자금을 활용해 신규 시장에 진출하고, AI 기반 예측 분석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장비와 설비 고장을 사전에 예측해 고객사의 비가동 시간을 줄이고 유지보수 효율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부샨은 “우리는 앞으로 수백만 시간에 달하는 고객의 다운타임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술과 사람이 조화를 이루는 제조 혁신을 이끌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