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AI·IoT로 양돈장 악취 잡는다…광령리서 시범 운영

| 연합뉴스

제주도가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기술을 접목한 악취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양돈장이 밀집한 지역의 냄새 문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농가와 지역 주민 간 갈등 요인이 됐던 축산 악취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소하려는 시도다.

제주특별자치도는 8월 14일, 제주시 애월읍 광령리 내 양돈 농가 두 곳을 대상으로 ‘AIoT(인공지능·사물인터넷 융합) 스마트 악취관리시스템’의 시범 운영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시스템은 특정 시간대나 날씨 조건에서 악취가 집중되는 경향을 데이터로 분석해, 발생을 미리 예측하고 저감시설을 자동으로 작동시키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이번 시스템의 핵심은 실시간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자율 대응이다. 인공지능은 기상 정보와 과거 악취 빈발 시점 등의 데이터를 종합해 냄새 확산 가능성을 예측하며, 사물인터넷 기술은 이를 바탕으로 탈취기나 환기시설 같은 저감장치를 자동 가동하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더해, 악취의 원인을 분석하고 조치가 이뤄진 결과를 해당 농가와 지역 행정기관에 알리는 실시간 경보 기능도 포함돼 있다.

이 시스템은 앞서 지난 6월 실증 대상 농가를 선정하고 초기 데이터를 수집하는 단계까지 마무리됐다. 오는 10월부터 12월까지는 본격적인 시범 운영이 이뤄지며, 이후 효과 분석과 기술 검증을 거쳐 실제 보급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도는 시범 운영 결과가 긍정적일 경우, 도내 전 지역의 양돈장은 물론 악취 민원이 잦은 축산사업장을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확대 보급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이미 2022년부터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양돈장 악취관리 시스템을 점차 도입하고 있었으며, 올해 5월에는 기상 정보를 기반으로 악취 농도를 예측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농가에 배포하기도 했다. 이후 6월에는 도내 모든 양돈 농가를 대상으로 해당 앱 활용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이러한 흐름은 축산업과 지역사회의 공존 모색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향후 시범 사업 결과에 따라 제주를 비롯한 다른 지자체에서도 유사한 시스템 도입 움직임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며, 기술 기반의 환경 민원 관리가 새로운 정책 수단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