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품질 검사까지…현대차, 싱가포르 스마트공장 글로벌 주목

| 연합뉴스

현대자동차그룹이 싱가포르에 조성한 미래형 생산기지가 글로벌 경제지의 주목을 받으면서, 제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떠오르고 있다. 로봇과 인공지능(AI)을 융합한 초자동화 시스템이 핵심이며, 이를 통해 사람 중심의 스마트 공장을 구현하려는 현대차의 전략이 다시 조명됐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언론 CNN의 경제 전문 프로그램 ‘마켓플레이스 아시아’는 최근 싱가포르에 위치한 현대차그룹의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집중 소개했다. 이 센터는 전기차 생산과 연구개발을 동시에 수행하는 하이테크 거점으로, 전 세계적으로도 드문 수준의 첨단 자동화 기술이 집약된 곳이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인간과 로봇의 협업 구조다. CNN은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4족 보행 로봇 ‘스팟’이 공장 내 작업 환경을 점검하고 생산 품질을 확인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이 로봇은 단순한 순찰을 넘어서, 실제 엔지니어들과 동행하며 생산 공정 중 발생 가능한 오류를 포착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해 실시간 분석함으로써 작업자들이 즉각적인 수정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런 협업 형태는 공정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높여주는 결과를 낳고 있다.

현재 이 혁신센터는 연간 약 3만 대 수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조립과 검사 공정의 약 70%가 자동화돼 있다. 공장 내에는 약 200대의 로봇이 투입돼 있어, 기존과는 전혀 다른 방식의 유연 생산이 가능해졌다. 또 하나의 특징은 ‘셀(Cell) 기반 생산 시스템’으로, 이는 각 차량이 규모에 따라 맞춤형으로 조립되는 방식을 의미한다. 개별 셀이 독립적으로 움직이며 생산 효율을 높이는 것이 장점이다.

여기에 더해 HMGICS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을 도입했다. 이는 현실 공정을 가상 공간에서 동일하게 재현하는 기술로, 문제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시뮬레이션해 예지적 유지보수가 가능하도록 도와준다. 실시간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각 생산 요소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파악하고, 최적의 운영 방식을 결정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이처럼 최신 기술을 집약한 HMGICS는 단순한 전기차 공장을 넘어, 향후 글로벌 제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공장의 운영 방식이 전통적인 제조업의 변화를 끌어낼 하나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향후 비슷한 생산 모델이 동남아시아뿐 아니라 유럽과 북미 등에도 확산될 가능성이 있으며,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