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인텔에 20억 달러 투자...미국 반도체 패권에 힘 싣는다

| 연합뉴스

일본의 투자회사 소프트뱅크그룹이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주식을 20억 달러 규모로 매입하기로 하면서, 미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국제 투자 움직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이러한 전략적 투자를 통해 미국 내 첨단 반도체 제조 역량 강화를 뒷받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프트뱅크그룹은 8월 19일(현지시간), 인텔과의 주식 매입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에 따라 인텔 보통주를 주당 23달러에 매입하며, 총 투자액은 20억 달러(약 2조 8천억 원)에 달한다. 인텔의 시가총액이 약 1천억 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 투자를 통해 소프트뱅크는 인텔 전체 주식의 약 2%를 확보하게 된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반도체는 모든 산업의 근간이며 인텔은 지난 50년 이상 혁신을 주도해온 기업”이라며, “이번 투자를 통해 미국에서 이뤄지는 선진 반도체 제조와 공급 체계가 한층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소프트뱅크는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컴퓨팅, 디지털 전환 등 차세대 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라고 강조했다.

인텔 측도 이번 투자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첨단 기술 혁신을 함께 이끄는 파트너로서 소프트뱅크와 관계를 강화하게 된 점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인텔은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격화되는 반도체 경쟁 속에서 자금 확보와 기술 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번 투자가 그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소식은 미국 행정부의 움직임과도 맞물려 주목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인텔에 대한 소프트뱅크의 출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계획 중인 인텔 지분 매입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앞서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의 10%를 취득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 정부는 자국 내 반도체 산업 보호와 안정적 공급망 확보를 위해 주요 기업에 대한 전략적 개입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출자는 단순한 민간 투자에 그치지 않고, 미일 간 기술 협력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최근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미국은 동맹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반도체 분야의 자립도를 높이려는 구상을 실현 중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첨단 반도체 분야에 대한 국제 자본의 집중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