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주가 7% 급등… 소프트뱅크 20억 달러 베팅에 반등 신호탄

| 연합뉴스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주가가 경영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19일(현지 시각) 뉴욕 증시에서 7% 이상 급등했다. 최근 수년간 구조조정과 실적 부진 등으로 위기를 겪었던 인텔이 새로운 투자 유치 및 정부 차원의 긍정적인 움직임에 힘입어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가 상승의 중심에는 일본의 대형 투자사 소프트뱅크그룹의 대규모 투자가 있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는 20억 달러(한화 약 2조8천억 원)를 출자해 인텔 보통주를 주당 23달러에 매입하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인텔의 전체 지분 중 약 2%를 확보하게 됐다. 인텔의 시가총액은 지난 18일을 기준으로 약 1천36억 달러 수준이다.

소프트뱅크의 이 같은 투자는 인텔이 반도체 산업 내에서 여전히 전략적 가치를 지닌 기업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손 회장은 “반도체는 모든 산업의 기반이며, 인텔은 지난 50여 년 간 신뢰받는 혁신 기업으로 자리해왔다”며, “이번 투자가 미국 내 반도체 제조와 공급망 강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미국 연방 정부가 인텔의 지분 확대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도 시장의 기대감을 키운 요인 중 하나다. 블룸버그 통신은 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에 따라 인텔에 제공한 총 109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 중 일부 또는 전부를 지분 형태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전환이 실현될 경우, 미국 정부는 인텔 지분의 약 10%를 보유하게 되며, 이는 최대주주가 될 수 있는 수준이다.

한편, 인텔은 오랜 기간 이어진 경영난 속에 지난해 8월 전체 인력의 15%를 줄이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올해 들어서도 생산설비 확장 계획을 철회하는 등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립부 탄 신임 최고경영자(CEO)의 체제 하에서 또다시 연말까지 2만 명 이상의 인력을 추가 감축하고 유럽 내 파운드리 공장 건설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상황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위기에 처했던 인텔이 외부 자본 유치와 정책적 지원이라는 두 축을 바탕으로 회생 가능성을 되살리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반도체 산업이 미중 기술 경쟁의 핵심 분야로 떠오른 가운데, 인텔이 다시 전략적 요충지로 부상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의 반도체 자립 정책과 기업 투자 확대가 시너지 효과를 낼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