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개인정보는 '내 손 안에'…기기 중심 보안 기술 선보여

| 연합뉴스

애플이 자사 기기의 보안 성능을 강조하며, 개인정보 보호를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온라인을 통한 정보 유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애플은 자체 기술과 정책을 통해 사용자 정보 보호에 앞장서겠다는 입장이다.

2025년 8월 20일 애플은 서울 강남구 아셈타워에서 보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개인정보 보호 방침과 신기능을 발표했다. 애플 측은 이번 행사가 전 세계적으로 반복되는 보안 사고에 대응해, 자사의 보안 철학과 구체적인 대응 방식을 소개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특히 회사는 데이터 수집을 최소화하고, 주요 정보 처리를 기기 내부에서 수행하는 방식으로 보안성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 원칙은 크게 네 가지로 구성된다. 첫째는 사용자의 데이터를 가능한 한 적게 수집하는 것이고, 둘째는 데이터가 서버가 아니라 기기 내에서 처리되도록 하는 것이다. 셋째는 이용자가 자신의 정보에 어떤 접근이 이뤄지는지를 명확히 인지하고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며, 마지막은 체계적인 보안 구조를 적용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기기 분실이나 도난 시에도, 정보 유출 위험을 현저히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페이스아이디와 사파리 브라우저 등 애플 주요 제품에 적용된 보안 기술도 소개됐다. 특히 페이스아이디의 경우 등록되지 않은 얼굴로 잠금 해제될 확률이 100만 분의 1 미만일 만큼 보안성이 높으며, 금융 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에도 동일한 수준의 인증 기술이 적용된다. 브라우저인 사파리에는 추적 방지 기술이 적용돼, 사용자의 웹 이용 습관이 외부에 쉽게 노출되지 않도록 설계됐다.

오는 가을 정식 출시 예정인 iOS 26에서는 메시지와 통화 기능의 보안도 한층 강화됐다. 미등록 번호로 걸려온 전화는 자동 방응 기능을 통해 통화 목적을 확인한 후 사용자가 직접 수신여부를 판단할 수 있고, 스팸 문자는 자동으로 분류되어 별도 폴더에 저장된다. 이런 시스템은 원치 않는 접근이나 이상 통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준다.

애플은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한 자체 플랫폼 '애플 인텔리전스'에도 실시간 번역 기능을 적용했다고 밝혔지만, 보안과 AI 간 구체적인 연계 방안은 이번 설명회에서 깊이 있게 다뤄지지는 않았다. 다만 애플은 오픈AI와 협약을 맺어, 챗GPT가 애플 기기 사용자 정보를 학습이나 분석 목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아이클라우드 환경에서는 애플조차 사용자 개인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는 암호화 체계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애플은 기술적 보안을 넘어 정책적 투명성과 제어권 강화까지 함께 끌고 가고 있다. 향후 출시될 소프트웨어와 기기에도 이런 방향성이 유지될 경우, 데이터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소비자층의 선택을 꾸준히 받을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경쟁 IT 기업들도 이와 유사한 보안 전략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