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컴퓨팅 시장의 선두주자 퀀티뉴엄(Quantinuum)이 오픈소스 기반의 새로운 양자 프로그래밍 언어 ‘구피(Guppy)’와 에뮬레이터 플랫폼 ‘셀레네(Selene)’를 공개했다. 전통적인 양자 회로 설계의 난이도를 낮추고, 개발자가 친숙한 파이썬 형태의 문법으로 양자 알고리즘을 구현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이 핵심이다.
기존 양자 컴퓨터 프로그래밍은 하드웨어 레벨에서의 퀀텀 게이트 설계와 큐비트 간의 얽힘(entanglement) 등 복잡한 원리를 직접 다뤄야 해 개발 장벽이 높았다. 이에 따라 양자 컴퓨팅은 주로 이론 물리학자나 전문 연구기관의 전유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퀀티뉴엄의 구피는 조건문과 반복문, 동적 변수 변화에 따른 흐름 제어를 지원하는 고수준 언어로, 실용적인 양자 애플리케이션의 대중화를 겨냥한다.
특히 구피는 마법 상태 증류(magic state distillation), 양자 텔레포테이션, 측정 기반 프로토콜 등 고급 양자 연산도 실시간 제어 시스템을 통해 네이티브 수준에서 구현 가능하게 해준다. 엔비디아(NVDA)의 새 양자 라이브러리인 CUDA-QX와 통합돼, 오류 정정 작업도 별도 코드 없이 처리할 수 있다.
여기에 셀레네는 퀀티뉴엄의 양자 하드웨어 시스템 ‘헬리오스(Helios)’와 구조적으로 연동되는 오픈소스 에뮬레이터다. 양자 리소스가 물리적으로 제한적인 현실에서 셀레네는 실행 전 시뮬레이션을 통해 코드 테스트와 결과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 특히 구피 언어로 작성된 프로그램을 즉시 실행할 수 있고, 양자 고유의 측정 기반 흐름 제어와 고전-양자 하이브리드 로직 등을 충실히 재현한다.
이 모든 구성은 퀀티뉴엄의 클라우드 네이티브 통합 플랫폼 ‘넥서스(Nexus)’를 통해 하나로 연결된다. 넥서스 사용자들은 Guppy 프로그램을 관리하고, 셀레네를 통해 결과를 확인하며 다른 개발자들과 협업까지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이번 발표가 양자 컴퓨팅의 민주화, 즉 더 넓은 개발자 생태계 확장을 가속할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퀀티뉴엄은 이러한 생태계 활성화를 통해 제약, 소재 과학, 인공지능 등 고난이도 문제 해결에 있어 양자 기술 상용화를 앞당기겠다는 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