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픽셀 10 시리즈 전격 공개…새 AI 비서 ‘매직 큐’로 삼성·애플 정조준

| 김민준 기자

구글(GOOGL)이 자사의 차세대 스마트폰 라인업인 픽셀 10 시리즈를 공개하고, 이에 탑재되는 새 인공지능(AI) 비서 ‘매직 큐(Magic Cue)’도 함께 선보이며 하드웨어와 AI 기술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전략을 내놓았다. 이번 발표는 ‘메이드 바이 구글 2025(Made by Google 2025)’ 컨퍼런스를 통해 공식적으로 발표됐으며, 스마트폰·스마트워치·무선 이어폰 등 웨어러블 전반에 걸친 대대적인 업데이트가 이뤄졌다.

픽셀 10 시리즈는 기본형 픽셀 10을 비롯해 고급형 ‘10 프로’, 대화면 모델 ‘10 프로 XL’, 최초 IP68 등급 방진·방수 폴더블폰 ‘10 프로 폴드’까지 포함하며 구글의 통합 디바이스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모든 모델에는 자사 설계의 모바일 칩셋 '텐서 G5(Tensor G5)'가 탑재됐으며, 이는 기존 대비 60% 더 강력한 AI 처리 능력을 제공하고 최대 34% 전력 효율성을 개선한 것으로 소개됐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픽셀 특유의 라운드 마감과 ‘카메라 바’를 계승하면서도 문스톤, 제이드, 포슬린, 옵시디언 등 네 가지 새로운 색상이 추가돼 소비자 선택지가 다양해졌다. 화면 크기는 기본형 6.3인치, 프로는 6.3인치 슈퍼 액추아(Super Actua) 디스플레이, 프로 XL은 6.8인치로 모델별로 차별화됐다. 픽셀 10 시리즈는 고속 충전을 지원하며 30분 만에 최대 70% 충전이 가능하다. 또한 자석 부착형 '픽셀스냅(Pixelsnap)' 액세서리를 통해 무선 충전과 정착용 액세서리 사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폴더블 모델인 픽셀 10 프로 폴드는 닫으면 6.4인치, 펼치면 8인치의 대형 내부 디스플레이를 제공하며, 10년 이상 접고 펼칠 수 있는 내구성까지 확보했다. 여기에 IP68 방수·방진 등급을 더해 실용성과 고급스러움을 양립시켰다. 배터리는 평균 30시간 이상을 견디며, 30분 이내에 50% 충전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실용성도 강조됐다.

구글은 또한 픽셀 워치 4와 픽셀 버즈 2a 무선 이어폰도 함께 공개했다. 이번 워치 4는 세계 최초의 곡면 ‘액추아 360 디스플레이’를 채택했으며, 3,000니트 밝기의 선명한 화면을 자랑한다. 배터리 사용 시간 또한 기존 대비 25% 향상돼 최대 40시간까지 지속된다. 새롭게 도입된 손목 제스처 기반 AI 호출 기능은 사용자 친화적 인터페이스 구현의 대표적 예다. 버즈 2a는 한층 작고 가벼운 디자인이 특징이며, 전용 오디오 칩인 텐서 A1을 내장해 실시간 AI 오디오 처리 기능과 노이즈 캔슬링을 지원한다. 한 번 충전으로 7시간, 충전 케이스 포함 시 최대 20시간 사용이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주목받은 것은 차세대 AI 비서 ‘매직 큐’다. 구글의 생성형 AI 모델 ‘제미니(Gemini)’를 기반으로 한 매직 큐는 단순 지시 수행을 넘어, 사용자의 행동·문맥·앱 간 연동 정보를 바탕으로 선제적 도움을 제공하도록 설계됐다. 예를 들어, 문자 메시지 대화 도중 식당을 추천하거나, 항공사와 통화할 때 이메일에서 자동으로 관련 일정 정보를 추출해 보여줄 수 있다. 이 기능은 기기 내에서만 작동하며, 사용자가 명시적으로 선택한 경우에만 활성화되어 개인정보 보호도 강화됐다.

이와 관련해 CCS 인사이트의 리오 게비(Leo Gebbie)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번 구글 발표는 회사 역사상 가장 광범위하고 촘촘한 디바이스 업데이트였으며, 특히 온디바이스 AI 측면에서 경쟁사보다 한발 앞선 전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기술과 하드웨어, 그리고 AI가 삼위일체로 통합된 이번 발표는 구글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단순 품질 우위가 아닌 서비스 전체 생태계와의 연계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방증한다. AI와 하드웨어의 결합은 결국 구글이 그리는 차세대 디지털 경험의 핵심임을 확인시켜주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