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에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보안 기능을 대폭 강화하면서, 보이스피싱과 스팸 문자 차단을 통한 이용자 보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공지능이 실시간으로 의심 전화를 탐지하거나 악성 문자를 자동 분류해 이용자의 피해를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2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최근 선보인 갤럭시 Z 폴드7과 갤럭시 Z 플립7에는 통화 중 보이스피싱 여부를 알려주는 기능이 새롭게 탑재됐다. 이 기능은 모르는 번호로 걸려온 전화에 대해 인공지능이 ‘의심’ 또는 ‘경고’ 단계로 분석 결과를 안내해준다. 사용자 자신이 판단하기 전에 사기 가능성을 미리 인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안 효과가 기대된다. 삼성은 향후 이 기능을 최신 갤럭시 운영체제인 원 UI 8 이상이 적용된 기종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해당 기술은 단순 패턴 인식 수준을 넘어, 경찰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제공한 약 3만 건의 실제 보이스피싱 데이터를 기반으로 딥러닝 과정을 거쳐 개발된 것이다. 사용자의 스마트폰 기기 내에서 작동하는 온디바이스(on-device) 인공지능 방식이 적용돼, 개인정보 유출 우려 없이 실시간 분석이 가능하다.
문자 메시지 차단 기능도 한층 정교해졌다. 원 UI 6.1 이상에서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및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기관과 협업해 만든 ‘악성 메시지 차단’ 기능이 제공된다. 이 기능은 신고된 발신 번호, 위험 웹주소, 스팸 키워드 등을 기준으로 AI가 사전 차단에 나선다. 갤럭시 S25 시리즈부터는 ‘인텔리전스로 차단’이라는 이름의 새 기능이 추가돼, 월 기준 약 500만 건씩 KISA에 접수되는 스팸 데이터를 학습해 자동 분류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 7월까지 이 기능을 통해 1억 건 이상의 악성 메시지를 차단했다고 밝혔다. 사용자는 설정 메뉴에서 ‘스팸 및 차단 번호 관리’와 ‘악성 메시지 차단’을 활성화하면 해당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외에도 안심마크 제도를 도입해, 인증된 기관의 문자에는 ‘안심마크’를 표시하고, 확인되지 않은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에는 ‘스팸 의심’ 혹은 ‘사기 가능성 있음’ 등의 문구로 사용자 경계를 유도하고 있다. 김정식 삼성전자 MX사업부 부사장은 보이스피싱 방지 기술을 지속 강화해 ‘갤럭시 이용자들에게 더욱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스마트폰 제조사의 보안 경쟁이 단순 기능 진화에 그치지 않고, 공공기관 데이터와 민간 AI 기술이 융합되는 새로운 서비스 모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금융 사기와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큰 모바일 환경에서는 기술 기반의 선제적 대응이 소비자 신뢰 확보의 핵심으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