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자사 최신 스마트폰 ‘픽셀10’ 시리즈를 공개하며 애플이 주도해온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AI 기술로 정면 승부를 걸었다. 특히 인공지능 분야에서 앞선 기술력을 활용해 아이폰에 비해 기능 경쟁력에서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구글은 8월 2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메이드 바이 구글’ 행사에서 픽셀10 시리즈를 선보였다. 이번 제품은 기존 제품보다 한층 강화된 인공지능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제미나이’로 불리는 구글의 대표 AI 모델을 중심으로 사용자의 필요를 예측하고 자동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매직 큐’, 화면에 있는 콘텐츠를 분석하고 대화까지 가능한 ‘제미나이 라이브’ 등이 새롭게 적용됐다.
또 사진을 자동으로 분석해 최적의 결과물을 제안하는 ‘카메라 코치’ 기능도 주목된다. 이 외에도 고급 모델인 픽셀10 프로와 프로XL은 100배에 달하는 디지털 줌 기능을 포함해 멀리 떨어진 사물을 선명하게 찍을 수 있도록 했다. 접이식 모델인 픽셀 폴드에는 8인치 대화면과 충격 방지 필름, 장기간 사용 가능한 고강도 힌지가 적용되었으며, 스플릿 스크린(화면 분할) 기능도 제공돼 멀티태스킹 환경도 강화됐다.
가격은 기본형이 799달러로 전작과 동일하게 책정된 가운데, 고급 모델은 기능에 따라 최대 1,799달러까지 올라간다. 다소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구글의 의지가 읽힌다. 특히 구글은 기존보다 한 달 이상 앞당겨 8월에 신제품을 공개하면서, 9월 출시 예정인 애플의 새로운 아이폰보다 먼저 시장을 선점하고자 하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업계에서는 구글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은 낮지만 자사의 최신 안드로이드 기술을 선보이는 전략 창구로 픽셀폰을 활용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애플이 인공지능 경쟁에서는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고, AI 음성 비서인 시리의 대대적 업데이트도 내년으로 미뤄진 가운데, 구글은 이 틈을 타 자사의 AI 경쟁력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공개한 광고에서도 “곧 출시될 기능을 1년 동안 기다리느니, 지금 바꾸라”는 메시지를 통해 애플을 직격하기도 했다.
다만 구글 픽셀폰은 이번에도 한국 시장에는 출시되지 않는다. 국내 소비자는 구글의 하드웨어 기술력보다는 다른 제조사의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을 통해 간접적으로 그 기능을 접하게 될 전망이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스마트폰 시장에서 ‘AI 친화력’이 소비자 선택의 핵심으로 떠오를 가능성을 시사한다. 구글과 애플, 삼성전자 간의 차세대 스마트폰 경쟁은 단순한 하드웨어 사양을 넘어서 인공지능 활용도와 사용자 경험 중심으로 본격적인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