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AI+양자기술 국가전략 본격화…차세대 보안 패권 노린다

| 연합뉴스

정부가 국가 차원의 양자 기술 발전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하면서, 인공지능(AI)과 양자기술의 융합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향후 10년간의 중장기 계획을 담은 ‘양자종합계획’ 수립 작업에 착수했다고 8월 21일 밝혔다.

이날 대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는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주재로 ‘퀀텀 프런티어 전략대화’가 개최됐다. 이 자리는 대학, 연구기관, 기업 등 국내 양자기술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국가 차원의 양자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였으며, 양자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보안체계, 산업 경쟁력 확보 방안 등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이번 전략대화는 2023년부터 시행된 ‘양자 과학기술 및 양자 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일명 양자법)’에 따라, 5년 단위 국가 로드맵을 준비하는 절차의 일환이다.

양자기술은 특성상 기존의 컴퓨터 연산체계를 뛰어넘는 계산 능력과 보안성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국이 관련 기술 개발에 앞다퉈 투자하고 있으며, 이에 맞춰 한국도 선제적인 대응이 시급하다는 판단이다. 특히 양자암호통신은 차세대 보안 패러다임을 여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참석자들도 이 점에 공감하며, 양자 기반 보안 기술의 조기 구현과 현장 적용을 위한 연구개발 집중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간담회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화여자대학교, 연세대학교, 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 주요 학계 및 공공기관이 참여했으며, 삼성SDS, 지큐티코리아, 큐심플러스 같은 민간 기업들도 함께 의견을 나눴다. 주요 논의 주제로는 양자소재와 부품의 자립화, 글로벌 공급망 진출 전략, 소프트웨어 개발을 통한 상업적 활용시장 확보,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인프라 확충 등이 제시됐다.

배경훈 장관은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술 경쟁의 핵심에는 양자 기술이 있다”며 “양자 보안, 양자컴퓨팅, 소재·부품 등 분야별 특화 전략을 수립해, 우리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국가 보안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양자 암호 기술 개발 의지를 밝히며, “보안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겠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정부의 계획은 기술 주도권 확보와 함께, 양자기술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향후 계획에 따라 국내 양자 관련 산업 생태계가 체계적으로 구축된다면, AI, 반도체, 통신 등 기존 주력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한국 경제 전반에 걸쳐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