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트럭, 제주 삼다수 물류 이동 본격화…국내 첫 산업 적용

| 연합뉴스

제주에서 자율주행 트럭이 본격적으로 물류 현장에 투입되면서, 국내 자율주행 기술이 여객 서비스 중심에서 산업 물류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제주도는 8월 21일 도청 삼다홀에서 제주개발공사, 자율주행 전문기업 라이드플럭스, 물류기업 제주로지스틱스와 함께 자율주행 기반 화물 운송 산업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자율주행 기술을 지역 산업 물류에 적용하는 첫 사례로, 제주특별자치도 내 삼다수 운송에 자율주행 화물트럭을 도입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이 사업은 국토교통부가 지난 7월 1일 제주도가 제출한 삼다수공장-회천물류센터 간 15.7킬로미터 구간을 ‘제주 스마트 물류 자율주행자동차 시범운행지구’로 지정하면서 추진에 탄력이 붙었다. 해당 구간에서는 레벨3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25톤급 대형 트럭이 운행될 예정이다. 레벨3는 차량이 일정 환경에서는 운전자 개입 없이 스스로 주행하며, 긴급 상황에서만 운전자가 제어권을 넘겨받는 수준의 고도화된 기술이다.

협약에 따라 각 참여 기관은 역할을 분담한다. 제주도는 행정 및 정책적 지원을 맡고, 제주개발공사는 차량 운행을 위한 인프라 제공과 지역 협력을 담당한다. 기술을 제공하는 라이드플럭스는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과 안정성 검증을 맡으며, 제주로지스틱스는 해당 노선의 운행과 운영을 맡는다. 전체 사업 기간은 2027년 12월까지이며, 본격적인 상용 운행은 2026년 6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안에 차량 도입과 시스템 구축을 마무리하고, 내년 초부터 안전 운행을 위한 시험주행이 실시될 계획이다.

제주는 그동안 자율주행 기술을 여객 서비스 중심으로 운용해 왔다. 대표적으로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연결하는 탐라자율차, 첨단과학단지 내 수요응답형 대중교통 서비스인 네모라이드 등이 운영돼 왔으며, 점차 이용자 수도 늘고 있다. 하지만 이번처럼 대형 화물 차량을 실제 산업 현장에 투입하는 것은 국내 최초 수준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교통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온실가스 감축과 산업 경쟁력 확보라는 세 가지 목표를 함께 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경우, 도서지역이나 중소 물류 노선 등 그동안 접근성이 낮았던 지역에 기술이 확대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자율주행 기반 물류 모델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