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기술 스타트업 누로(Nuro)가 시리즈 E 확장 라운드에서 9,700만 달러(약 1,400억 원)를 추가 유치하며 누적 투자액 23억 달러(약 3조 3,120억 원)를 넘어섰다. 이번 라운드에는 엔비디아(NVDA)가 새롭게 합류해 주목을 받았고, 우버(UBER), 베일리 기포드, 아이스하우스 벤처스, 킨드레드 벤처스, 플레지 벤처스도 참여했다.
이번 투자 유치는 지난 4월 누로가 확보한 1억 600만 달러(약 1,520억 원)의 연장선으로, 기업가치는 60억 달러(약 8조 6,400억 원)로 유지됐다. 이는 2021년 타이거 글로벌이 주도한 시리즈 D 당시 86억 달러였던 기업가치에서 다소 조정된 수치다. 시장 조정을 반영한 이번 밸류에이션은 자율주행 업계를 둘러싼 투자 심리 변화를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본사를 둔 누로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개발해온 기업으로, 초기에는 소형 물류 차량 중심의 배송 비즈니스에 주력했으나 최근에는 전략을 전환해 기술 라이선스 중심의 사업 모델로 변화했다. 이 같은 전환 과정에서 상당수 직원을 감축한 바 있었지만, 기업의 체질 개선에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누로는 루시드(Lucid) 및 우버와 제휴해 자율주행 ‘로보택시’ 상용화 프로젝트에 착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하고, 자사의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한 상용 서비스 구현에 한 발 다가서겠다는 전략이다. 회사 공동창업자이자 사장인 데이브 퍼거슨은 "이번 투자는 누로의 기술력과 탄탄한 상업화 전략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보여주는 신호"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2024년 자율주행 업계 전체 투자는 웨이모(Waymo)의 56억 달러 규모 모금 등 빅딜 영향으로 총 126억 달러(약 18조 1,440억 원)에 이르러 지난해(59억 달러)의 두 배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2025년 들어서는 자율주행 분야에 유입된 자금 규모가 20억 달러 남짓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어, 누로의 이번 대규모 투자 유치는 그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