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회의 플랫폼 줌(ZM)이 2026 회계연도 2분기 실적을 통해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웃도는 성과를 기록하며 주가가 장 마감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5% 이상 급등했다. 매출과 주당순이익 모두 시장 전망을 상회하면서 줌의 반등 기대감에 힘이 실렸다.
회계연도 2026년 2분기, 즉 7월 31일까지의 분기에 줌은 조정 주당순이익(EPS) 1.5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1.39달러에서 증가한 수치이며 시장 예상치였던 1.38달러도 뛰어넘었다. 매출 역시 12억 2,000만 달러(약 1조 7,600억 원)로 전년 대비 4.7% 증가해 분석가들이 제시한 12억 달러를 상회했다.
기업 고객 기반도 눈에 띄게 성장했다. 최근 12개월 동안 10만 달러 이상 매출을 제공한 고객 수는 4,274곳에 달하며, 전년 대비 8.7% 늘었다. 기업 고객군의 12개월 후속 매출 확대율도 98%를 유지했다. 온라인 월평균 이탈률은 2.9%로, 1년 전과 동일 수준이었다.
현금흐름 측면에서도 개선세가 뚜렷했다. 영업활동에서 발생한 순현금 창출액은 5억 1,590만 달러(약 7,420억 원)로, 전년 동기 4억 4,930만 달러에서 늘었다. 7월 말 기준 줌의 현금, 현금성 자산 및 시장성 유가증권 잔고는 78억 달러(약 11조 2,300억 원)에 달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눈길을 끄는 발표가 있었다. 줌은 지난 7월 9일, 사용자들이 일상 업무 속 작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조율할 수 있도록 돕는 ‘에이전트형 인공지능 기능’을 출시했다. 이 기능은 ‘커스텀 AI 컴패니언’ 추가 기능을 포함해 줌을 벗어나지 않고도 마이크로소프트(MSFT)의 팀즈나 구글(GOOGL)의 미트 등 16개 이상의 서드파티 앱과 연동된다.
줌은 같은 달 열린 업계 분석가 행사에서도 영상을 넘어 ‘업무 방식의 혁신’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에릭 위안(Eric Yuan) CEO는 “지금의 업무 환경은 분산된 툴에 묶여 40%의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메일, 문서, 채팅 등 다양한 툴을 통합하고 문맥 중심의 데이터 흐름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을 강조하며, 이를 통해 지능형 AI 기반의 업무 자동화를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AI는 우리가 함께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으며, 줌은 그 선두에서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방향은 단순히 MS 제품을 대체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중앙화해 더 나은 사용자 경험과 생산성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에 가깝다.
실적 가이던스도 긍정적이다. 줌은 2026 회계연도 3분기 조정 EPS를 1.42~1.44달러, 매출은 12억 700만~12억 1,200만 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였던 주당 1.39달러와 매출 12억 1,000만 달러보다 높은 수준이다. 연간 가이던스 역시 EPS 5.81~5.84달러, 매출 48억 1,700만~48억 2,700만 달러로 상향 조정됐다.
기대 이상 실적과 AI 중심의 장기 성장 전략을 동시에 보여준 이번 분기 실적은, 줌이 팬데믹 기반 성장세를 넘어 실질적인 생산성 플랫폼으로 전환 중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앞으로 줌이 AI와 협업툴 간의 시너지를 통해 어떻게 기업 사용자를 공략해 나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