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폭스 방송이 새로운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 ‘폭스 원(Fox One)’ 출시를 공식화하며, 케이블TV를 중심으로 한 전통 미디어 구조에서 본격적인 탈피에 나섰다. 이는 시청자의 고령화와 기존 방송 시장의 쇠퇴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폭스 원은 자사 인기 채널인 폭스뉴스, 폭스비즈니스, 폭스스포츠 등 전 채널의 실시간 방송을 포함한 콘텐츠를 월 20달러에 제공한다. 특히 오는 가을부터는 미국프로풋볼(NFL) 경기의 실시간 스트리밍도 가능해져 스포츠 팬층까지 포섭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번 스트리밍 출범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케이블TV에 묶여 있던 기존 콘텐츠 유통 모델을 변화시키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사업 전개에는 젊은 시청자 확보라는 과제가 놓여 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에 따르면 현재 폭스뉴스 시청자의 중간 연령은 69세로, 업계 평균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때문에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젊은 세대와 모바일·디지털 중심의 시청 경로로 적극 개편하려는 전략이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폭스 코퍼레이션을 이끄는 라클런 머독 최고경영자는 수년 내 수백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내부적으로는 구독자 규모의 단순 확대보다는 수익성 확보에 방점을 두고 상품 전략을 구성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애플이나 넷플릭스처럼 단기 가입자 수 경쟁보다는 장기적 매출성과를 노리는 방식과 유사하다.
업계에서는 스포츠뿐 아니라 폭스뉴스 자체가 이 서비스의 핵심 경쟁력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미디어 시장 분석업체 라이트셰드 파트너스는 정치 성향이 뚜렷한 뉴스 소비층을 타깃으로 저렴한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고정 팬층 안에서 폭스뉴스의 영향력은 압도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폭스는 디즈니, 워너브라더스, NBC유니버설, 파라마운트 등 경쟁사들보다 스트리밍 시장 진입이 늦었지만, 최근 유튜브 채널의 높은 조회 수와 주가 상승세를 고려할 때, 이 같은 행보가 늦은 감은 있지만 시의적절한 전략 변화로 평가받고 있다.
이런 흐름은 전통 방송사들이 단순 콘텐츠 제작자가 아니라, 디지털 플랫폼 운영자로 체질을 전환하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앞으로 이러한 변화는 폭스를 포함한 주요 방송사들의 경쟁 환경을 재편하고, 뉴스 및 스포츠 시청 행태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