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양자통신 기술 혁신…전기 제어 나노 광소자 개발 성공

| 연합뉴스

차세대 양자통신과 양자정보 처리 기술의 핵심 부품이 될 수 있는 전기 구동형 나노 광소자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빛의 물리적 특성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장치로, 앞으로 양자 광학 분야의 응용 가능성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전기전자공학과 이종원 교수 연구팀은 8월 25일, 주파수가 두 배로 변조된 빛의 위상과 세기를 완벽히 각각 조절할 수 있는 나노 광소자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위상은 빛의 파동 방향, 세기는 빛의 밝기나 에너지를 뜻하며, 이 둘을 독립적으로 다룰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정교하고 복합적인 빛 신호를 생성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정밀 제어가 가능해지면, 동일한 조건에서 훨씬 더 많은 정보를 동시에 처리하거나 송수신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이번에 개발된 광소자는 비선형 광학 변조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비선형 광학은 빛이 특정 물질을 통과할 때 그 세기에 따라 속성(예: 주파수)가 달라지는 현상으로, 주로 고효율의 양자 얽힘 광원(서로 깊이 연결된 두 광자)의 생성에 사용된다. 그러나 기존 기술은 부피가 크고 정밀 제어가 어려워 실제 장비에 적용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UNIST 연구진은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전기적으로 작동하는 소자를 만들었다. 손톱 넓이의 1만분의 1이라는 초소형 크기로 기존의 광학 장치를 대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압을 이용해 광소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제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적 활용도 매우 높다. 이는 향후 양자 통신 시스템에서 정보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으며, 양자 간섭 현상을 제어하는 능동형 시스템 구현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7월 25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돼 그 과학적 중요성을 인정받았다. 이종원 교수는 “기존 비선형 광소자의 물리적 한계를 전기 제어 기술로 보완했다”며 “양자 센서, 양자 암호통신 등 다양한 분야로의 확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기술적 진보는 앞으로 첨단 통신과 광컴퓨팅, 양자 네트워크 기술 개발에 중요한 전환점을 제공할 수 있다. 특히 초고속, 초정밀 정보 체계가 요구되는 6세대(6G) 이동통신, 국방 보안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