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두고, 미국 금융시장에서 이 회사의 주가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옵션 시장에선 실적 발표 이후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이 최대 2천600억 달러까지 오르거나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금융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엔비디아 주가는 8월 27일 장 마감 이후 발표되는 2분기 실적에 따라 어느 방향으로든 약 6%가량 변동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상당한 규모의 움직임으로, 현재 약 4조4천억 달러(한화 약 6천1백조 원)에 달하는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할 때, 약 362조 원 수준의 등락 가능성을 의미한다.
이 같은 예측은 과거 패턴에 기반한 것이다. 시장분석업체 ORATS에 따르면, 최근 12개 분기 동안 엔비디아는 실적 발표 직후 평균 7.7%의 예상 변동률을 기록했고, 실제 주가 변화는 평균 7.6%에 달했다. 예컨대 올해 5월에는 실적 호조에 힘입어 주가가 3.2% 상승했지만, 2월 실적 발표 직후에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이유로 8% 넘게 급락하기도 했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의 핵심 기업으로 꼽히며, 최근 AI 열풍의 중심에 서 있다. 특히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부문에서 독보적 입지를 갖고 있어, 투자자들 사이에선 AI 수혜주의 대표 주자로 분류된다. 이런 배경에서 이번 실적 발표가 단순히 해당 기업의 실적을 넘어, AI 관련 전체 주식 시장의 분위기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실적 결과가 AI 투자 열기 회복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다고 본다. 글로벌 투자회사 서스퀘하나의 크리스 머피 공동대표는 “최근 과도한 기대가 반영됐던 투기적 AI 종목이 가격 조정을 받았지만, 엔비디아는 다시 고점 근처까지 회복했다”며, “이번 실적이 기대치를 웃돌 경우 이들 종목에 다시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기술주가 주도해온 미국 증시는 최근 상승 탄력이 둔화되며 일부 조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이번 조정 국면에서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향후 며칠간 관련 종목의 변동성 확대와 투자심리 변화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