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AI 툴킷·브랜딩 혁신으로 '인프라 르네상스' 선언…PC 시장 새판 짠다

| 김민준 기자

델 테크놀로지(Dell Technologies)가 인공지능(AI) 중심 전략을 강화하며 기업 포트폴리오의 간소화된 브랜딩과 함께 고객용 AI 툴킷을 확대하고 있다. 델은 생성형 AI에 기반한 ‘인프라 르네상스’를 맞아 보다 직관적인 제품군 구성과 광범위한 AI 도구 제공을 통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델은 지난해 엔비디아(NVDA)와 함께 AI 팩토리(AI Factory)를 발표한 데 이어, 최근에는 Dell Pro AI Studio의 일반 제공과 AI 팩토리 2.0 버전을 출시했다. 특히 이번 발표는 'Dell', 'Dell Pro', 'Dell Pro Max'라는 세 가지 브랜드 체계로 단순화된 명칭 체계와 함께 이뤄져, 고객과 파트너 입장에서 제품 선택이 한결 쉬워졌다는 평가다.

델의 크리에이티브한 네이밍 전략을 주도한 존 시걸(Jon Siegal) 포트폴리오 마케팅 부문 수석 부사장은 "고객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기기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며, 제품, 판매 채널, 파트너 모두에게 브랜딩 단순화가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케빈 터윌리거(Kevin Terwilliger) 상업·소비자·게이밍 PC 부문 부사장은 AI 툴킷이 가지는 실질적 효용을 강조했다. 그는 AI 기술을 특정 하드웨어에 최적화하는 데 몇 달이 걸렸던 파트너사가, 델의 프레임워크를 통해 다양한 신경처리장치(NPU)로 동일한 모델을 이식하는 데 단 2분이 걸렸다는 사례를 소개했다. 이로써 고객은 복잡한 커스터마이징 없이 다양한 컴퓨팅 환경에서 AI 응용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델이 제시한 또 다른 AI 활용 방안은 AI 기반 자가 진단 기능을 갖춘 PC다. 시걸 부사장은 “스스로 고장 여부를 판단하고 수리가 필요한 시점을 알려줄 수 있는 AI 에이전트가 활용된다면, 이런 시스템을 갖춘 PC는 고객에게 큰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휴대형 X선 판독기처럼, 병원에 직접 가지 못하는 지역에서도 활용 가능한 AI 솔루션도 가능성이 크다며, 델은 AI PC가 단순한 성능 경쟁을 넘어 의미 있는 실생활 적용 사례로 확장될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델의 이번 행보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브랜드 전략과 고객 경험을 모두 염두에 둔 종합적인 변화라 할 수 있다. 생성형 AI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델의 AI 중심 전략이 실제 비즈니스 결과와 어떤 연결 고리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