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인공지능을 본격적으로 도입함에 따라 데이터 신뢰성과 보호 능력, 즉 ‘데이터 회복력(data resiliency)’에 대한 요구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특히 기업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은 AI 데이터 파이프라인의 보안 취약성이 새로운 리스크로 부각되면서 델 테크놀로지스(Dell Technologies)와 수퍼나(Superna)가 협력에 나섰다. 양사는 델 테크놀로지스 월드 2025 행사에서 데이터 계층 보안을 중심으로 AI 시대의 기업 데이터를 보호하는 새로운 사이버 스토리지 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파트너십 핵심은 기업이 생성·저장하는 비정형 데이터를 ECS 오브젝트스케일(ObjectScale), 파워스케일(PowerScale), 파워스토어(PowerStore) 등 델의 기존 플랫폼 어디에서든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특히 수천 개의 글로벌 고객이 사용하는 파워스케일에 오랜 기간 기술을 적용해온 수퍼나는 파워스토어까지 지원 폭을 넓히며 AI 환경에 특화된 보안 레이어를 완성해가고 있다.
수퍼나 최고기술책임자인 앤드루 매케이(Andrew MacKay)는 “사이버 공격의 최종 목표는 항상 데이터였다”며 “기존 보안 체계가 인프라 외곽이나 엔드포인트에 집중돼 있는 반면, 수퍼나는 데이터 자체를 보호하는 ‘사이버 스토리지’ 방식으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고보안 환경에서만 적용되던 에어갭(AirGap) 기술을 이제 델을 통해 일반 기업 고객도 손쉽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소개했다.
보안 운영 측면에서도 이 솔루션은 차별성을 보인다. 수퍼나는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owdStrike), 센티넬원(SentinelOne) 등 주요 보안 업체의 플랫폼과 직접 연동돼 45종 이상의 보안 툴을 사용하는 기업 보안팀에 통합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델의 제품관리 부사장 데이비드 노이(David Noy)는 “이런 통합을 통해 기업은 의심스러운 사용자 행동이나 IP를 자동 탐지·분석하고,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는 AI 데이터의 급격한 양적 증가와 함께 보안 정책의 재정비가 절실해진 시기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단순한 인프라 확대를 넘어, 신뢰받는 AI 환경 조성을 위한 토대 마련에 나섰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데이터 중심 보안 전략은 앞으로 AI와 멀티클라우드 생태계 확대 속에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매케이는 “결국 싸움은 데이터에서 벌어지고, 승부도 거기서 난다”며 수퍼나와 델의 기술이 기업의 데이터 주권과 회복력을 실질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핵심 해법임을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