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AI 시대 연다… VCF 9.0 전면 개편

| 김민준 기자

브로드컴(Broadcom)이 인공지능(AI) 지원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위한 핵심 행보에 나섰다. 2025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VMware Explore’ 행사에서 이 기업은 자사의 대표 프라이빗 클라우드 플랫폼 'VMware 클라우드 파운데이션(VCF) 9.0'을 AI-네이티브 인프라로 전면 개편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특히 이번 발표를 통해 기업들이 자체 인프라 위에서 AI 모델을 구축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돕는 ‘VMware 프라이빗 AI 서비스’가 VCF의 기본 구성 요소로 추가됐다.

VCF 9.0은 서버, 저장장치, 네트워크 리소스를 통합 제공하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지난 6월 공식 출시되며 모듈식 구조와 프로그래밍 가능한 아키텍처를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재설계를 통해 VCF는 AI 개발자가 프라이빗 환경에서 안전하고 유연하게 AI 애플리케이션 및 에이전트를 생성하고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게 됐다. 브로드컴은 퍼블릭 클라우드의 사용자 경험을 유지하면서도 보안성과 통제력을 극대화한 ‘차세대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실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프라이빗 AI 서비스는 내년 초 출시 예정으로, AI 모델 파인튜닝, 추론 기능은 물론 GPU 모니터링, 벡터 데이터베이스, 데이터 색인·검색, 에이전트 생성도구까지 포함돼 있다. 여기에 생성형 AI 기반 인프라 지원 도우미 ‘VCF 인텔리전트 어시스트’도 프리뷰 버전으로 제공돼, 개발자의 문제 해결을 돕는다.

성능과 호환성을 위한 지원도 강화됐다. AMD와 엔비디아(NVDA) GPU를 모두 활용할 수 있는 다중 가속기 런타임 기능과 외부 데이터 참조 및 협업이 가능한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이 새롭게 적용됐다. 또한 고객은 AI 모델을 여러 사업부 또는 테넌트가 공유하는 ‘멀티테넌트 모델 서비스’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개발자 편의성에도 초점이 맞춰졌다. 이번 업데이트로 브로드컴은 Git 접근 방식을 채용해, GitOps·Argo CD·Istio 기반 코드를 통해 프라이빗 클라우드에서의 앱 배포 자동화를 지원한다. 저장소 관리 측면에서도 AWS S3 호환 객체 저장소 인터페이스가 vSAN에 기본 탑재되며, 써드파티 없이 블록·파일·객체 스토리지 정책을 통합 운영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운영체제 호환성 측면에서는 우분투(Ubuntu)를 공식 지원하며, 보안 패치와 경량화 컨테이너 이미지를 통한 자원 최적화도 가능하다. 에어갭 환경에서도 작동 가능한 사전 컴파일 GPU 드라이버를 통해 AI 작업 처리 속도도 향상됐다.

보안과 컴플라이언스 부문 역시 대폭 강화됐다. 브로드컴은 ‘사이버 준수 고급 서비스’를 도입해 정책 관리, 인프라 보안과 복원력을 향상시켰으며, 자동화를 통해 업계별 컴플라이언스 수행을 가능케 했다. 'VMware 디펜드(vDefend)'는 lateral attack 차단, 인공지능 기반 위협 탐지 및 인라인 대응 기능을 탑재해 AI 워크로드 특유의 공격면을 대응하는 데 집중했다.

웹 보안 레이어를 담당하는 Avi 로드밸런서도 진화를 거듭했다. 양자암호화 기반 인증 및 웹 애플리케이션 방화벽 평가 툴, AI 기반 워크로드에 대한 MCP 트래픽 보호 기능이 포함되며, 클라우드 보안의 수준을 한층 끌어올렸다.

브로드컴 클라우드 플랫폼 부문 책임자인 크리쉬 프라사드는 “VCF 9.0은 가상화 비용 효율성과 성능을 동시에 확보하면서 기업의 AI 워크로드 운용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라며, “개발자에게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안에서 모든 AI 서비스에 즉시 접근할 수 있는 장애 없는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VMware 제품 부문 부사장 폴 터너는 이번 VCF 업그레이드를 통해 기업들이 각기 다른 솔루션을 따로 연동하는 복잡성을 배제하고, 보안·준수·복구까지 통합된 관리를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평했다.

AI 중심의 분산 클라우드 시대에 접어들며 프라이빗 클라우드의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브로드컴의 이번 전략은 개발자와 IT 운영자 모두에게 보다 견고하고 유연한 인프라 확보라는 해답을 제시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