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기반 저장소 서비스 기업 박스(Box Inc.)가 2분기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4% 넘게 상승했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 관리 플랫폼의 성장세가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으로 지목됐다.
박스는 2026 회계연도 2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33센트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가 전망치였던 31센트를 앞지른 수치다. 분기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증가한 2억 9,400만 달러(약 423억 3,600만 원)로 집계되며 기대치를 상회했다. 이와 함께 청구 매출은 2억 6,490만 달러(약 381억 4,600만 원)를 기록해 전년 대비 3% 성장했다.
다만 수익성 면에서는 아쉬운 결과도 있었다. 순이익은 1,340만 달러(약 19억 3,000만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050만 달러(약 29억 5,200만 원)보다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 측은 전략적 투자 확대와 AI 중심 구조 전환에 따른 일시적인 영향이라며 실적 개선세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에런 레비(Aaron Levie) 최고경영자(CEO)는 “기업들이 비정형 데이터를 본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며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콘텐츠 자동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Enterprise Advanced 플랫폼을 중심으로 지능형 워크플로우, 고급 보안 기능, 오토메이션을 아우르는 복합 패키지가 강력한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고 밝혔다.
박스는 지난 2023년 자체 AI 플랫폼인 ‘Box AI’와 ‘Box AI Studio’를 출시하면서 콘텐츠 관리 도구 전반에 AI 기술을 통합해왔다. 이 시스템을 통해 기업 고객은 반복 작업을 자동화하고, 자체 AI 에이전트를 손쉽게 개발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 전략은 박스가 선도적으로 AI 전환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실적 발표를 계기로 박스는 2026 회계연도 전체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연간 매출은 11억 7,000만~11억 8,000만 달러(약 1조 6,850억~1조 6,990억 원)로, 기존 예상보다 1%포인트 늘어난 8% 성장률을 제시했다. 주당순이익 목표는 1.26~1.28달러로 상향됐다. 이는 월가가 설정한 기대치와도 일치하거나 이를 능가하는 수준이다.
다만 현 분기 실적 가이던스는 다소 보수적으로 제시됐다. 박스는 3분기 주당순이익을 31~32센트, 매출은 2억 9,800만~2억 9,900만 달러로 전망했다. 이는 전문가들이 내놓은 전망치인 32센트, 매출 2억 9,800만 달러와 유사한 수준이다.
올해 들어 박스 주가는 다소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며 연초 대비 1% 하락한 상태다. 그러나 이번 실적을 통해 투자자 신뢰 회복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엿보인다. 박스는 AI 중심 콘텐츠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하며 진화 속도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