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js 만든 버셀, 기업가치 90억 달러로 급등…AI 투자로 '클라우드 본격 확장'

| 김민준 기자

프론트엔드 개발 플랫폼 회사 버셀(Vercel)이 새로운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투자 규모는 수억 달러 규모로 예상되며, 이번 라운드에서 기업 가치는 약 90억 달러(약 12조 9,600억 원)로 평가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5월 액셀(Accel)이 주도한 2억 5,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 당시의 기업 가치인 32억 5,000만 달러 대비 약 세 배 가까이 상승한 수준이다.

버셀은 인기 오픈소스 프레임워크인 넥스트.js(Next.js)의 상용화 기업으로, 이 프레임워크는 웹 애플리케이션 UI를 구축하는 데 활용된다. 사용자의 브라우저가 수행해야 하는 일부 작업을 서버로 오프로드(overload)해 페이지 로딩을 가속화하는 것이 핵심 기능이다. 버셀은 또한 넥스트.js 기반 웹사이트의 업데이트 속도를 수 초 내로 단축시키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설정 변경 없이 즉각적인 코드 롤아웃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개발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AI 기반 제품군을 중심으로 서비스 폭을 넓히고 있다. 회사 측은 이러한 AI 기술 영역에서의 성장이 이번 투자 재개 움직임의 중요한 배경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올해 출시된 ‘v0’라는 AI 프로그래밍 보조 도구는 디자이너나 개발자가 제공한 프롬프트를 기반으로 UI 설계를 제시하고, 이를 실행 가능한 코드로 자동 변환해준다. 기존 코드베이스 내 오류 탐지 기능도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 지난 5월 선보인 ‘AI 게이트웨이(AI Gateway)’도 주목받고 있다. 특정 AI 모델이 중단되었을 경우, 대체 알고리즘으로 요청을 자동 전환해주는 기능을 제공해 안정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뿐만 아니라 GPU 자원을 실시간 과금 방식으로 저비용에 제공하는 AI 서비스도 시행 중인데, GPU 단가는 업계 평균 대비 최대 90% 저렴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번 투자로 확보되는 자금 일부는 이러한 GPU 인프라 확보에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버셀은 AI 기술 내재화 뿐 아니라 전략적 인수합병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웹 프론트엔드용 오픈소스 툴 ‘트레머(Tremor)’를 개발한 스타트업을 인수했다. 향후에도 유망 기술 스타트업과의 협업이나 인수를 통해 제품 파이프라인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펀딩을 주도하는 액셀은 2021년과 2024년에도 버셀의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던 바 있으며, AI 중심의 기술 혁신에 베팅하는 최근 벤처캐피탈 트렌드와도 궤를 같이한다. 업계에선 버셀이 AI 클라우드 시장 내 입지를 가속화함에 따라 ‘넥스트.js 그 이상’의 플랫폼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