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훈풍 타고 날았다… 스노우플레이크, 실적 ‘서프라이즈’에 12% 급등

| 김민준 기자

스노우플레이크(SNOW)가 전통적인 보수적 가이던스를 깬 깜짝 실적으로 투자자들의 이목을 다시 한 번 사로잡았다. 2026회계연도 2분기 실적에서 예상치를 큰 폭으로 상회하며 주가는 장외거래에서 12% 넘게 급등했다.

회사는 이번 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 35센트를 기록, 월가 전망치인 27센트를 뛰어넘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11억 달러(약 1조 5,800억 원)를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제품 매출이 10억 9,000만 달러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시장 예상치였던 10억 4,000만 달러를 상회한 것이다.

순손실은 2억 9,790만 달러로 전년 동기 3억 1,770만 달러보다 소폭 축소됐다. 스노우플레이크는 여전히 적자 상태지만, 손익 개선 추세에 대해 시장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앞으로의 전망도 밝다. 회사는 3분기 매출을 11억 2,500만~11억 3,000만 달러로 제시했으며,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기존 43억 2,500만 달러에서 43억 9,500만 달러로 올려잡았다. 에버코어 ISI의 애널리스트 커크 마터니는 “보수적 전망이 특징인 스노우플레이크가 이번에 강한 가이던스를 제시한 것은 핵심 사업에 대한 수요가 견조하다는 방증”이라고 평가했다.

스노우플레이크의 주가 상승 배경에는 AI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기업들이 인공지능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AI 역량을 내재화하려 하면서, 데이터 인프라 확보가 필수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스노우플레이크는 클라우드 독립형 데이터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에 걸쳐 데이터를 중앙 집중화하고, 대규모 AI 모델까지 유연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스리다르 라마스와미 스노우플레이크 CEO는 “6,000개 이상의 고객이 스노우플레이크의 AI 역량을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며, 사용 편의성과 데이터 연결성, 기업 신뢰 등을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우린 모든 산업과 기업의 가능성을 데이터와 AI를 통해 현실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올해 고객 컨퍼런스 ‘스노우플레이크 서밋’에서 자사의 AI 전략도 공개한 바 있다. 대표적으로는 Cortex AISQL이라는 신모델을 선보였는데, 이는 이미지·음성·장문 텍스트 등 다양한 비정형 데이터를 SQL 명령어 하나로 분석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여기에 벡터 DB 전문기업인 크런치 데이터 솔루션즈를 인수하며 비정형 데이터에 대한 검색력도 강화했다.

다만 스노우플레이크 앞에는 치열한 경쟁도 기다리고 있다. 대표 경쟁사인 데이터브릭스는 최근 기업가치 1,000억 달러(약 144조 원)를 인정받는 대규모 투자 유치를 완료했다. 반면 현재 스노우플레이크의 시가총액은 650억 달러(약 93조 6,000억 원) 수준이다.

AI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플랫폼 기업 간 주도권 다툼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스노우플레이크가 이번 실적을 발판삼아 그 격차를 좁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