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WMT)가 자사의 기계학습 플랫폼 ‘엘리먼트(Element)’에 대대적인 업그레이드를 단행하며 ‘에이전틱 AI(agentic AI)’ 시대를 선언했다. 동시에 내부 개발자 생산성을 극대화할 초대형 ‘슈퍼 에이전트(Super Agent)’도 신규 도입해 반(半)자율 소프트웨어 에이전트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섰다.
이번 발표는 월마트의 연례 기술 행사 ‘컨버지 2025(Converge 2025)’를 무대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글로벌 기술 플랫폼 부문 총괄인 스라바나 카르나티(Sravana Karnati)는 “AI 진화의 분기점에 와 있다”며 “이제는 독립적으로 사고하고, 문맥을 이해하며, 지속적으로 학습 가능한 에이전트 기반 시스템 구축에 주력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업그레이드된 엘리먼트는 에이전트를 위한 상태 기반 아키텍처를 탑재해, 단일 작업을 넘어 지속적 문맥 유지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코드 컴플라이언스 문제를 자동 탐지하고, 즉시 테스트 환경을 구성해 수정 사항을 검증한 뒤, 풀 리퀘스트까지 생성하는 일련의 과정을 에이전트가 자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구조다.
이 플랫폼은 새로운 통신 프로토콜 ‘에이전트 간 프로토콜(Agent-to-Agent Protocol)’과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Model Context Protocol)’을 채택해, 다양한 시스템과 에이전트 간의 유기적 협업과 API 오케스트레이션을 가능하게 한다. 이를 통해 분산된 환경 속에서도 에이전트들이 하나의 생태계처럼 작동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새롭게 소개된 슈퍼 에이전트 ‘위비(Wibey)’는 개발 환경에 최적화된 중앙 인터페이스다. 월마트 기술 팀이 축적해온 수많은 개발 툴과 문서, 코드 템플릿을 통합하고 자동 실행한다. ‘대시보드’가 아니라 ‘호출 레이어’라는 점이 핵심이다. 개발자들이 명령을 내리면, 위비가 목적에 맞는 도구·API·에이전트를 판단해 적절한 액션을 취하는 식이다.
카르나티에 따르면 “위비는 명령에 대한 응답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개발자의 의도를 이해하고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실행을 조율한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프로젝트 착수 시 필요한 템플릿과 서비스들을 문맥에 따라 자동으로 연결해주는 ‘맞춤형 스타터 키트’ 기능은 개발자가 포털 검색에 낭비하던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킨다.
현재 월마트 내부에서는 약 200개의 전문 에이전트가 운영되고 있으며, 이들을 연결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슈퍼 에이전트들이 맡고 있다. 위비는 고객, 파트너, 사내 구성원을 아우르는 다섯 번째 슈퍼 에이전트로, 향후 에이전틱 시스템의 핵심 허브로 기능할 전망이다.
월마트는 이번 진화를 통해 단지 업무 자동화를 넘어서, 판단과 실행, 지속적 개선을 병행하는 지능형 시스템 전환의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이미 고객 응대에 활용 중인 맞춤형 에이전트뿐 아니라, 배포 파이프라인 오류 탐지, 인프라 이상 감지 등 소프트웨어 전반에 이들을 확대 도입 중이다.
카르나티는 “이건 단순한 코드 생성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결정 내리고, 실천하고, 스스로 고도화할 수 있는 AI 시스템 구축이 월마트의 다음 도약 단계”라고 강조했다. 에이전틱 AI 시대를 선도하는 월마트의 행보는 소매 산업을 넘어 전 산업의 AI 전략에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